분명 뭔가 잘못됐다. 대낮에 안양 초등학교 여자 어린이 두명이 살인귀에 끌려가 사지가 찢긴 채 발견된 며칠 되지도 않아 일산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초등학교 여자 어린이가 대낮에 괴한에게 칼로 위협당하고 주먹과 발로 폭행당하고 끌려갈뻔한 기막힌 사건이 발생했다.
더 기가 찬 건 경찰이다. 안양 초등학생 혜진, 예슬 양 유괴살해범 용의자를 상대로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혐의가 없다””며 풀어줬는가 하면, 일산 경찰서는 어린이 부모가 사건을 신고했는데도 사흘이 지나서야 CC-TV를 확보해 수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더구나 경찰은 범인이 일산 어린이 납치 기도를 `단순 폭행’으로 축소하는 망발을 저질렀다.
경찰은 안이한 수사 태도에 전국민이 들고 일어나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경찰서로 달려가 질책하자 40여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어린이 폭행.납치 미수 사건 수사본부’를 차렸지만 전화가 불통돼 연락이 두절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을 향해 “당신 딸이 당했어도 그랬겠느냐”고 울분을 터뜨리는 국민들의 분노는 너무도 당연하다. 대통령이 나서자 몇 시간도 안돼 범인을 잡아들인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안양 어린이 살해범 정 모씨, 그리고 그의 소행으로 밝혀지고 있는 연쇄 토막살인, 이번 일산 엘리베이터 어린이 폭행, 납치미수사건, 프로야구선수 출신의 네 모녀 살해 암매장 사건 등으로 볼때 우리사회는 이미 `살인귀와 동거’상태에 돌입한 것이나 다름없다. 거리마다 야수와 짐승이 넘쳐나는 사회다. 힘없고 순진한 어린이들에게는 하루 하루가 생지옥이다.
문제는 강력범에 대응하는 경찰력이다. 연쇄토막살인범을 조기에 잡을 수 있었음에도 수사 소홀로 풀어주고, 그래서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를 수 있도록 방치한 게 경찰이다. 만약 이번 일산 어린이 납치 미수범이 또다른 흉악범죄를 저지른다면 그것 또한 경찰 책임이다. 범인은 어린이 성추행으로 감옥에 10년이나 갇혀있다 나온 상습범이다. 이 사건말고도 일산 일대에 유사한 사건이 더 있었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경찰은 우리에게 있으나 마나다. 유괴당하고 토막살인당한 어린이들이 경찰관 자녀였다면 경찰들이 그토록 무책임하게 나왔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은 “자식들을 이끌고 외국으로 떠나고 싶다”고 울부짖고 있다. 경찰을 외국에서 수입한다고 해야 정신차릴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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