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 휘어져 보여요”… ‘중심성 망막염’ 만성화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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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휘어져 보여요”… ‘중심성 망막염’ 만성화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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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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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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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으로 누출점이 보이는 형광안저조영술 사진(왼쪽), 황반부 염증으로 인해 망막 아래에 물이 고여 있는 모습의 안저사진/(김안과병원 제공)
망막은 우리 눈의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로, 이상이 생기면 시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30~50대의 건강한 청장년층에서도 갑자기 직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사물이 원래보다 작거나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영양분을 공급하는 맥락막의 혈류 이상으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물이 고이고 이로 인해 망막이 떨어지는 ‘중심성 망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특별한 치료 없이도 대부분 1~3개월 안에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재발률이 50~75%로 상당히 높아 경과 관찰이 중요하다.

안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중심성 망막염은 주로 30~50대의 청장년층에 발생하는데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3~8배 더 많다.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 헬리코박터 감염, 임신, 흡연, 음주,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즉각 치료가 필요한 다른 망막질환과 달리 급성의 중심성 망막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우선 경과를 관찰한다. 3~4개월 내, 황반에 고인 물이 빠지며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시력은 약 1년에 걸쳐 천천히 회복되지만, 최종적으로 본래의 시력을 되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재발 가능성이 50~75%로 높은 편이라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중요하다.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잦은 발생과 호전을 반복할 경우, 시세포가 손상되거나 황반변성 같은 질환이 동반돼 시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환자가 나이 들어 중심성 망막염이 재발하면 황반변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황반변성은 연령관련 질환으로 예후가 나쁘다. 진행형인지라 시력이 떨어지고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유영주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안과) 전문의는 “중심성 망막염은 비교적 젊은 층에서 발생하고 대부분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안심하기 쉽다”면서 “그러나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때 심각한 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경고대로 중심성 망막염을 진단받으면 정기적으로 안과에 방문해 눈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되도록 과로를 피하고 금연, 금주 등 생활환경과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 중이거나 헬리코박터 감염증, 고혈압 등이 있다면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약물 중단 및 치료를 통해 중심성 망막염의 유병 기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계속되면 형광안저촬영 검사에서 나타난 누출 점을 레이저 광선으로 응고시키는 국소 레이저광 응고술과 광역학 치료 등을 한다. 보조 수단으로 약물 주사 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다.

이처럼 만성화됐을 때 일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인데, 아직 중심성 망막염의 정확한 발병기전이 밝혀진 적 없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이 발병기전 규명은 물론, 질병 예후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발견했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은 중심성망막병 환자군과 대조군의 안구를 비교 분석해 환자에서 특정 마이크로RNA(miR-184)가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생명공학’에 실렸다.

연구팀은 “자연 치유될 수 있지만, 만성적으로 진행되거나 재발하는 경우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 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효과가 없어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중심성 망막염 관련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 아급성(급성과 만성 사이) 환자 42명과 일반 대조군 20명의 안구 내 방수 내용물을 채취·분석했다. 방수란 각막과 수정체 사이 공간에 차 있는 맑은 액체를 말한다.

선행 연구들은 주로 바이오마커 중 체액으로 분비되는 인자들만 선택적으로 확인할 방수 단백질 등을 분석했지만 연구팀은 체액으로 분비되지 않는 인자들까지 포함해 조직과 세포 특성을 모두 반영할 방수 엑소좀에 집중했다.

방수 엑소좀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C) 방법으로 알아본 결과, 환자의 miR-184라는 특정마이크로RNA가 일반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가 치료에 반응이 적은 환자에서 발현량이 더욱 증가했다.

연구팀은 miR-184가 혈관내피세포 증식과 이동에 관여하는 STC2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 결과,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황반변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방어체계로 miR-184가 보상적 증가를 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다양한 망막 질환 치료에 고가의 주사 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약제의 치료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다면 조기에 최적의 치료법을 택해 빠른 증상 호전과 더불어 환자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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