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도시 어떻게 재생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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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한 도시 어떻게 재생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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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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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쇠락, 도시재생에 희망 걸다
유엔이 전하는 도시와 시골 간의 인구이동 전망에 의하면 2050년까지 세계인구의 80%가 도시로 옮겨 살게 된다고 밝혔다. 도시는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집중되어 있어 시골보다 상대적으로 삶의 질이 높은 공간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인구유출에 의한 공동화는 굳이 시골에서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작은 도시에서 대도시로의 인구유출 또한 좋은 일자리와 질 높은 삶을 찾아 이동하긴 마찬가지이다. 수도권과 대도시의 인구집중 현상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근래 발생하는 이 같은 현상은 근대 산업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은 사회 경제의 변화와 기술혁신을 통해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과거 농경시대에는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와는 다르게 근대도시는 공장이 들어서면 바로 그곳이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다.

영국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성공사례 중 ‘코인 스트리트’가 있다. 런던 사우스 뱅크에 위치한 ‘코인 스트리트’는 템즈강을 이용한 선착장이 발달하며 영국을 대표하는 해운업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산업구조의 변화로 도시의 주력 산업인 해운업 또한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 인구가 최대 10만 명에 이르는 근대 영국을 대표하는 물류 중심의 활성화된 도시였지만 경제적 침체와 물리적 환경의 낙후로 인해 실업, 범죄, 탈 도심화 등 심각한 쇠퇴로 접어들었다. 특히 도시 구성의 핵심인 인구 증감은 1970년 4천 500명으로 급감하기에 이른다. 코인 스트리트는 런던에서 가장‘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급기야 정부는 재개발을 계획을 발표하게 되지만, 주민들이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며 주민 협의체인 ‘코인 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CSCB)’를 결성하게 된다. ‘주민협의체’인 ‘CSCB’은 정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야 ‘코인 스트리트’의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CSCB는 런던시로부터 낙후된 산업 단지(약 5만2천609m2)를 저렴하게 매입하는 것을 첫 단계로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주민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첫째, 기존 선착장 건물을 가게와 비즈니스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소상공인들이 저렴한 임대료만 내고 사업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템즈강 주변에 위치한 ‘가브리엘 와프’라고 불리는 상가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강변에 산책길을 조성하고, 지역축제를 만들어 외부인구 유입을 유도했다. 둘째, 지역이 활성화되며 부동산이 오를 것을 대비해 저소득층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저렴한 임대주택을 만들어 공급했다. 현재까지 260채가 넘는 임대주택을 지어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마음 편히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셋째, 복지 서비스를 시행했다. 인구증가로 인해 연령대가 다양해지며 어린이, 노인을 대상으로 복지, 교육 사업보조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확대했다. 넷째, 코인 스트리트 중심에 OXO타워를 만들어 카페, 레스토랑, 상점, 갤러리, 이벤트 조직, 스포츠 시설 등을 운영하여 주민들이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결과 2001년까지 사우스 뱅크 지역 폐허 공간 중 13곳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2018년 기준 코인 스트리트의 수익은 약 157억 원으로, 공간을 운영하는 주민(36%), 공공 서비스(41%), 주택협동조합(17%)에 제공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 코인 스트리트의 재정의 95%는 민간자본이며 정부의 지원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인 스트리트는 슬럼가의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런던에서 가장 살기 좋고 활력이 넘치는 동네, 젊은이들이 찾는 수변 관광과 상업 도시로 새롭게 탄생했다.

기존의 재건 방식의 도시재생은 거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물리적 환경 개선, 기능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리적인 환경은 시간이 지나면 낙후될 수밖에 없다. 이는 주민들이 신도심을 찾아 떠나고 신도심도 시간이 지나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쇠락하기 때문이다. 도시는 성장하고 확장하는 만큼 그에 따른 역효과를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성장과 확장성에 걸맞은 도시의 지속성은 어떻게 가능할까. 황예림 도시문화 칼럼니스트·지역문화콘텐츠디자인연구소 연구원·김시습금오신화문화제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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