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산업단지 내 지게차·중장비 사고, 기계 끼임, 중량물 낙하, 누전·폐기물 관리 부주의에 의한 화재, 위험물 관리 부주의에 의한 폭발 등 간단없이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산업 재해의 근본 원인이 밝혀진 셈이다. 산업 재해는 근본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대다수 사고의 경우 ‘안전불감증’이 그 원인이다. 효과적인 안전의식 고취 방안이 절실하다.
경북도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 소방서와 합동으로 도내 일반산업단지 26곳, 농공단지 8곳 등을 대상으로 산업단지 안전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안전 감찰을 시행했다.
그 결과 산업단지 운영관리와 현장 안전관리에 대해 무려 56건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 주요 내용은 안전관리계획 미수립, 공장등록사항 의무 점검 미이행, 산업단지 시설물 관리 소홀, 입주기업 안전관리계획서 업무 소홀 등이다.
산업단지 내 개별 공장들의 안전불감증도 심각했다. 지게차 시동키 미분리·신호수 미배치, 크레인 안전 검사 미실시·안전고리 파손, 작업자 안전모 미착용, 위험장소 출입 금지 미조치 등 작업자 안전과 관련된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또 소방안전관리자 미선임, 소화전 미작동, 방화구역 물건 적치, 인화성 물질 보관 불량 및 위험물 저장탱크 관리 불량, 가스용기 및 가스시설 관리 불량 등 소방 및 위험물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도 허점이 많았다.
기업의 안전불감증은 안전보다 생산성을 앞세우는 구시대적 기업 문화의 유물이다. 최소한의 산업 안전의식만 있으면 대부분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인재(人災)로 분석되곤 한다.
산업 재해가 빈발하는 산업환경을 그냥 둔 채로 진정한 선진국을 꿈꾸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 산업 재해를 방치하는 한 우리가 쌓아 올린 ‘경쟁력’이란 위태롭기 짝이 없는 모래탑이나 마찬가지다.
사람이 위험하고 환경을 위태롭게 하는 야만적 생산 마인드의 결과물의 수준이란 오죽하겠는가. 산업안전을 먼저 고민하는 기업 문화가 정착되도록 해야 비로소 산업도 지역사회도 진정한 일류가 될 수 있다. 사고 때마다 임기응변식 땜질 대책만 되풀이하고 넘어가는 이 고질적인 풍토부터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안전의식의 끈이 항상 긴장 상태에 있도록 하는 각성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 언제까지 ‘설마’ 병에 걸려서 ‘행운’만을 착각하고 살 것인가. 경북의 산단으로부터 들려오는 산업 재해의 비보는 끊어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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