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투표 종료와 함께 개표 작업이 시작됐다. 투표율 60%가 넘는 높은 선거열기에 29년 만에 부활한 수검표까지 겹치면서 개표 작업은 밤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오후 6시 13분쯤. 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는 옮겨진 투표함을 헤아리고, 점검하는 직원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개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개표 사무원, 참관인들은 밤샘 개표가 걱정되긴 한다면서도 직접 개표 현장에 참여하는 데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개수기 점검 요원인 60대 남성 A 씨는 “개표 작업이 내일 오전 10시쯤에나 끝날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며 “이 일을 10년 넘게 해왔는데 대개 새벽 1시쯤이면 작업이 끝났었는데 이번에 수개표 과정이 추가되면서 좀 늦어질 거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검표에 참여한다는 50대 여성 조 모 씨는 “수검표를 한다고 해서 각오를 하고 왔다”며 “밤샘 개표에 힘들겠지만 처음 해보는 일이기 때문에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같은 시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 개표소도 개표 준비 작업으로 분주한 분위기였다.
개표 사무원으로 참여한 박 모 씨(22·남)는 “이번 개표 작업 참여 경쟁이 치열했는데 직접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선거의 시작과 끝을 함께할 수 있어 사명감을 느끼고, 수검표가 도입됐는데 단단히 마음을 먹고 개표 작업에 임해야겠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번 총선에는 1995년 사라진 수검표 절차가 부활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분류기 해킹 등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하자 이 같은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조치다. 비례대표선거 투표지는 전부 수개표로 진행된다. 51.7㎝의 역대급 투표지 길이 탓에 기존 분류기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 측은 수검표 절차 도입으로 지역구 당선자 윤곽이 예년과 달리 다음 날 오전 2시쯤에나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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