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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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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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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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신화의 플루토(Pluto)는 그리스신화 하데스(Hades)에 해당 한다. `저승세계의 지배자’, `명부(冥府)의 신’이란 뜻을 갖는 말인데, 지난 2006년 태양계 9번째 행성의 지위에서 퇴출되어 소행성으로 분류된 명왕성(冥王星)의 영문 이름이기도 하다. 태양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별을 저승세계와 동일시한 서구의 명명법과 지구 가장 깊숙한 내부를 명부로 인식하는 동양적 인식체계는 대척(對蹠)을 이룬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동일선상이다.
 명왕성은 태양과의 거리가 약 60억km에 이른다. 연전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가 20여년의 항해 끝에 명왕성궤도를 지나 태양계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1930년 발견 당시만 해도 60억km의 우주공간 거리는 상상키도 어려울 만치 멀었을 게다. 하여 저승만큼이나 먼 곳으로 인식해 별 이름을 그렇게 명명했을 법하다. 이에 비해 동양에서는 지하 깊숙한 곳을 저승세계 `명부’로 삼았는데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다. 지표면에서 지구 내부 핵까지는 불과 6400km가 채 안되는 거리지만, 인류가 우주 공간 어느 곳까지라도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이 지구 내부만큼은 사람은 물론 사람이 만든 그 어떤 기구도 결코 닿을 수 없다.
 지하 깊숙한 곳, 우리 지구의 명부에서는 가끔씩 저승신들의 장난질이 벌어진다. 지구의 핵과 지각을 가르는 곳, 맨틀 부분이 여러 개의 판(plate)으로 이뤄져 있는데, 구들장 같은 이 판들이 지구핵 마그마 위를 떠다니며 이리저리 일렁이다가 한 번씩 툭툭 충돌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상의 지진이다.
 지각의 바탕을 이루는 판들의 충돌, 명부의 잠깐 장난으로 지금 중국 쓰촨성 일대는 인간의 죽음이 10만을 헤아린다. 3만 명도 더 넘게 죽고, 7만 명 이상이 어디엔가 매몰되었거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번 지진 원인을 어마어마한 규모로 건설되는 산샤댐의 영향으로 보는 설도 있거니와, 인간과 인간의 도시가 아무리 위대하달지라도 거대한 자연 앞에서는 아무 힘도 쓸 수 없는 미물이 곧 우리네 인간인 것이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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