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괴물 `두 얼굴의 사나이’가 돌아왔다
  • 경북도민일보
녹색괴물 `두 얼굴의 사나이’가 돌아왔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안(李安) 감독의 `헐크’를 비난했던 원작 만화의 팬들은 아마도 `인크레더블 헐크’ 같은 영화를 기대했을 것이다. `헐크’가 이중적인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한 남자의 심리를 탐구한 영화였다면 `인크레더블 헐크’는 돌연변이 녹색 괴물이 진정한 시민의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통제할 수 없는 분노…내 안의 또다른 나
 
   실험 사고로 이중적 존재가 되는 남자와 군의 충돌
 
 
 `인크레더블 헐크’는 포인트 자체가 다른 `헐크’의 뒤를 잇는 속편이 아님을 도입부부터 선언한다.
 주인공 브루스 배너가 감마선 실험의 부작용으로 녹색의 헐크가 되고 해외로 달아나기까지 과정을 재빠른 영상으로 요약 정리하는 이 장면은 영화가 전편의 존재를 의식적으로 지우고 주인공의 역사를 새로 고쳐쓰기 위한 것이다.
 뤽 베송 제작의 `더 독’, `트랜스포터-엑스트림’을 만들었던 루이스 리테리어 감독은 자신을 기용한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하고 큰 규모와 빠른속도의 액션 연출에 집중한다.
 주인공이 군인들과 남미의 골목길에서 상당히 긴 시간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이나 대학 캠퍼스 잔디 위에서 군의 탱크를 집어던지는 장면, 어둠 속의 대도시에서 숙적 `어보미네이션’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장면은 마블 코믹스의 만화를 대형 스크린에서 보기를 원했던 관객의 바람을 충분히 만족시킬 것이다. 게다가 에드워드 노턴과 리브 타일러, 팀 로스, 윌리엄 허트 등 이름난 배우들은 컴퓨터그래픽을 덧입히기 전의 파란색 벽을 배경으로도 출중한 연기를 펼쳐 나무랄 데가 없다.
 어려운 과학 용어를 잔뜩 갖다 붙였으나 보통 관객이 보기에도 어딘지 미심쩍은 설명이나 느닷없는 심경 변화, 너무나 전형적인 로맨스만 눈 감고 넘어갈 수 있다면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즐거운 상업영화가 될 것이다.
 특히 마블 코믹스, 또는 할리우드 `맨 시리즈’의 팬이라면 마지막 한 장면을 기대해도 좋다.
 브루스 배너 박사(에드워드 노턴)는 실험중 감마선 노출로 분노를 조절 못하면 녹색 괴물 헐크로 변신하게 되는 이중적 존재가 된다. 그는 사고 이후 사랑하는 연인 엘리자베스 로스 박사(리브 타일러)의 곁을 떠나 브라질의 음료수 공장에서 일한다.
 헐크를 군의 병기로 이용하려는 선더볼트 장군(윌리엄 허트)은 배너의 뒤를 끈질기게 쫓는다.
 한편 선더볼트 장군의 부하인 에밀 블론스키(팀 로스)는 헐크의 파괴적인 힘을 탐하고 결국 배너의 피를 수혈받아 헐크보다 더 괴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어보미네이션’이 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헐크’
 
 
      
 
 
    그를 화나게 하면 곤란하다!
 
 
 2003년 7월 선보인 바 있는 `헐크’는 60년대 마블 코믹스의 인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
 상처를 즉시 아물게 하는 비밀 연구를 수행하던 데이비드 배너(닉 놀테)는 군 수뇌부에서 실험 중단 명령이 내려오자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몸에 변이유전자를 주입한다.
 양부모 밑에서 자란 그의 아들 브루스 배너(에릭 바나)는 여자친구인 베티 로스(제니퍼 코넬리)와 함께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연구하다가 실수로 감마 방사선에에 피폭되고 만다. 치명적인 사고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오히려 몸 속에 든 변이유전자가 괴력을 만들어낸다.
 이제부터 화만 나면 골리앗으로 변해 보이는 것마다 때려부수는 헐크의 활약이 시작된다.
 데이비드 배너를 교도소에 수감했던 베티의 아버지 로스 장군(샘 엘리엇)은 군대를 동원해 그를 잡으려 나서고, 브루스의 라이벌인 글렌 탈봇(조시 루카스)은 거액의 돈벌이를 꿈꾸고 헐크의 세포조직을 떼어내려고 한다.
 헐크는 초능력을 갖춘 인물이지만 스파이더맨이나 슈퍼맨처럼 정의를 위해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아니다. 오히려 프랑켄슈타인이나 킹콩처럼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다. 브루스의 주변 인물도 베티를 제외하면 모두 화를 돋우어 헐크로 변하게 만들 뿐이다.
 관객들은 거대한 근육질의 푸른색 괴물이 천장과 벽을 부수고 집을 뛰쳐나오는 모습이나 탱크 포신을 잡고 빙빙 돌리며 해머 던지기처럼 날려버리는 광경을 숨죽이며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헐크는 137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40여분의 시간이 흐른 뒤에나 만날 수 있다.
 헐크가 나온다고 해서 반가워 할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초반의 팽팽하던 긴장감은 헐크의 등장으로 갑자기 풀려버린다.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장한 헐크의 모습이 만화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탄탄하게 전개돼 오던 줄거리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으레 그렇듯이 상투적으로 바뀐다.
 `와호장룡’으로 스타감독 반열에 오른 대만 출신의 리안(李安) 감독은 할리우드와 타협하면서도 독특한 연출솜씨를 과시하며 자신의 낙관을 찍었다. 한 화면의 배경과 인물이 순차적으로 바뀌거나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하학적 무늬의 화면을 거쳐 다음 장면으로 이동하는 기법은 마치 만화책 다음장을 념겨볼 때처럼 묘한 기대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그것도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보다 못한 법. 만화책을 연상시키는 화면분할기법 등을 너무 빈번히 사용해 신선하다는 느낌보다 잔재주를 펼쳐보인다는 인상을 남긴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