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포항제철소 산업시찰때 있었던 일이 불현듯 떠오르는 것은 물류대란 때문이다. 아침 신문에 이 열연제품 사진이 또 실렸다. 포항제철소 제품창고에 여유가 없어보여 사태의 다급함을 일깨워 준다. 제품 무게만큼이나 보는 이들의 마음 또한 천근 만근 무겁다. 포철 직원이 장난스럽게 걱정해주던 `운송’이 40년이 다 돼가는 지금 이 시간 걱정거리가 되어 나타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포항철강공단은 지금 물류가 꽉 막혀 난리고 원자재가 바닥나고 있어 애간장을 저미듯 고통이 극심하다. 야적장이 없어 자투리땅조차도 대환영이다. 한편으로는 원자재 반입이 안돼 일손을 놓아야 할지도 모를 위기가 코앞에 닥쳤다. 날마다 몇 백억 원씩 손실이 쌓여갈 판이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런가 하면 길에 나선 운전기사들 또한 딱하기 이를 데 없다. 1억원이 넘는 큰돈을 들여 간신히 차 한 대 마련했건만 지금은 애물단지와 다를 게 없이 돼버린 탓이다. 한달동안 밤을 낮 삼아 벌어들인 돈이 100만원 될까말까하니 이야말로 코끼리에 비스킷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불통(不通)뿐이다.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느긋한 곳은 포항시청뿐이라는 느낌을 준다. 걸핏하면 위원회란 것을 잘도 꾸리는 공무원들이다. 그러나 정작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도 그 흔한 태스크포스 하나도 없으니 하는 소리다. 저마다 소관이나 따지며 업무를 미루고 있다고 한다. 상황은 급박한데 이제서야 태스크포스를 구성할까 검토중이란다. 망건 쓰자 파장할지도 모르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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