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페서’와`폴리널리스트’가`고소영’보다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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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서’와`폴리널리스트’가`고소영’보다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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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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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넉달도 채 되지 않았다. 새 정부 지지도가 20%대라니 정말 걱정이다.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여망에 따라 압도적인 대선 승리로 출범한 정부가 아닌가. 그런데도 민심이 이렇게 냉랭하게 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게다.
 우선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 측근인사들의 한반도 운하에 대한 성급한 추진 발언에 대해 곰곰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 대운하는 건전한 논의 과정도 어렵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또 설익어 보였던 대통령직인수위는 여러가지 일화를 남겼다. 본의는 아닐지라도 인수위 언행들은 상당수 국민의 비아냥거림과 저항을 불렸다. 결국 이것들은 모두 대통령에게 부담이 됐다.
 또 대통령 `당선자’와 `당선인’ 등 쓸데없는 표기문제로도 국민을 당황케 했다. 당선자와 당선인은 국회법과 헌법 등에 아무런 차이 없이 사용된 용어들이다. 당선자보다 당선인이 조금 더 경칭이 아닌가 하는 느낌에서 출발한 권력자에 대한 그들만의 아부 경쟁으로 국민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오렌지’와 `오륀지’ 영어 발음 사건도 뜨거운 화제거리다. 글로벌 시대 공용어인 영어교육의 강화라는 본의는 왜곡되어 갔다. 이런 지엽말단적인 사건들이 오해 아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도화선이 됐다. 국민을 가르치려는 생각이, 섬기려는 생각보다 앞섰다는 낌새를  채고 국민들은 실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7·4·7’공약 달성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제평균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강국은 국민 누구나 바랄만한 비전이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한 게 아니었다. 원유가 폭등과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경제의 불안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해외의 물결을 거부할 수 없는 개방경제가 아닌가. 이에 따른 민첩하고 프로다운 대응이 아쉬웠다. 해외경제 전문기관에서는 한국의 2008년 경제 성장률은 4%대라고 연일 예고되는 마당이었다.
 미국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당선 직 후 MIT의 폴 새뮤얼슨 교수 같은 저명한 경제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경제학자들의 첫 번째 충고는 `선거공약을 무시하라’는 것이었다. `7·4·7’은 공약이라기보다 비전이라고 더 빨리 민첩하게 물러섰어야 했다.
 `7·4·7’ 공약을 주도한 경제장관의 인식과 정책 처방은 여전히 10년 전에 머무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구심을 받고 있다. 그 후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들의 인사가 국민을 짜증나게 했다. 여성부 장관, 통일부 장관, 환경부 장관 그리고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부동산 투기의혹과 논문표절 시비 등으로 낙마했다. `고소영’ `강부자’라는 풍자가 회자됐다.
 `고소영’은 고대, 소망교회, 영남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고소영은 없다. 사실 대통령은 어렵게 대학을 다닌 분으로 알려졌다. 그러니 학생시절 친구나 선후배와 오붓하게 사귈 시간도 충분치 않았을 게다. 일찍 유명인사가 됐으니 동창회 등을 통해 널리 안면은 있지만 특별히 챙겨줄 사람은 없다는 게 적절한 것 같다. 35세에 사장, 45세에 회장이니 당시 접촉했던 재계, 관계, 정계 인사들은 지금쯤 70 ~ 80세가 됐을 것이다. 소망교회는 오순도순 지내는 작은 교회가 아니다. 7만 명의 대형교회다. 명사끼리는 더 깊이 사귀기 힘든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영남은 오랜 세월 보수정권의 뿌리가 깊은 탓이지 특별한 게 아니다. 한 때 진보정권에서는 호남이 득세하지 않았는가.
 `고소영’보다 `폴리페서’, `폴리널리스트’가 문제다. `폴리페서’는 정치(Politics)와 교수(Professor)의 줄임말이고 `폴리널리스트’는 정치와 언론인(Journalist)의 줄임말이다. 청와대가 `청와대학’으로 돌변했다는 비판마저 돌고 있다.
 교수와 언론인은 본질적으로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전문직들이다. 조직과 돈을 경영하고 책임지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다. 아는 것은 많아도 정작 세상물정은 모른다는 풍자도 있다. 책상머리에서 굴리던 머리로 현실을 요리하려니 머리에서 얼마나 쥐가 나겠는가. 진보정권은 무능해서 망하기 쉽고 보수 정권은 부패로 망하기 쉽다. 그래서 진보 정권은 능력을 보고 사람을 써야 하고 보수정권은 행실과 인품을 보고 써야 한다.
(업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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