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있는 배우, 한국서 어떻게 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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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있는 배우, 한국서 어떻게 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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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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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韓獨 합작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 인터넷 화상 오디션
 
“Was hat Ihr Mirok fur eine Bedeutung?”(`미륵’이란 이름은 무슨 뜻이죠?)
 “Mirokistim Buddhismus der Name des Buddhas der Zukunft, derals grosser weltlehrer den Menschen eine Welt des Friedens bringen wird”(미륵이란 불교에서 석가모니의 뒤를 이어 중생을 구제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미륵불을 뜻합니다.) 지난 5일 저녁 목동 SBS 14층 시사실. 독일 뮌헨에서 여배우가 인터넷에 접속, 화상 대화를 통해 드라마 오디션을 봤다. 시사실에 모인 제작진은 모니터를 통해 스크린에 발사된 여배우의 연기를 살폈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사진>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여배우의 상대역을 맡은 남자 배우는 그 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다는 사실. 남자 배우 역시 현지에서 인터넷에 접속, 화상 오디션에 참여했다. 독일과 미국에 있는 두 배우가 서울의 제작진을 상대로 동시에 오디션을 치른 것은 물론, 두 배우는 서로 컴퓨터 화면을 통해 대사를 주고 받았다.
 이 낯선 광경은 11월 방송될 SBS TV 창사특집 3부작 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의 배우 오디션 현장에서 펼쳐졌다. 오디션이 예정됐던 배우는 총 10명이지만 실제로 SBS를 찾아 오디션을 본 배우는 3명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해외에서 인터넷 화상오디션을 치렀다.
 이날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독일-미국-서울의 3원 연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간혹 음성은 들리는데 화상이 안 잡히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내 복구되곤 했다.
  ◇드라마로 탄생하는 `압록강은 흐른다’ = `압록강은 흐른다’는 독립군 출신 이미륵(1899~1950)의 자전적 소설로 1946년 독일에서 발표된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토지’, `왕룽의 대지’, `연개소문’ 등의 굵직한 작품을 만들어온 이종한 PD가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한독수교 125주년을 맞아 SBS가 현재 독일 방송사 BR(Bayerischer Rundtunk)와 공동 제작을 추진 중이다. 주한독일문화원이 후원하는 드라마는 공동제작이 확정되면 독일에서도 방송될 예정이다.
 이미륵이 황해도 해주에서 보낸 유년시절과 독립운동을 하면서 중국 상하이를 거쳐 독일까지 건너가게 된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담은 `압록강은 흐른다’는 내달 촬영을 시작, 중국과 독일 로케이션을 한다.
 ◇비행기표 필요없는 인터넷 화상 오디션 =  이 드라마에는 주연급으로 독일인 배우 7명이 등장한다. 현재 제작진은 주인공 이미륵을 연기할 독일어가 가능한 청년과 장년 한국인 배우를 물색하는 한편, 독일인 배우들의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이종한 PD는 “세상이 좋아지다보니 인터넷 화상 오디션이라는 것을 진행하게 됐다. 처음에는 독일 방송사 BR에서 그게 가능하겠냐고 반신반의했지만 우리가 진행한오디션 테이프를 받아보고는 감탄하더라”며 미소지었다.  이 PD는 “옛날 같으면 한국에 있는 독일인 만을 상대로 오디션을 하거나 우리가독일로 날아가 오디션을 진행해야겠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든 연결해 서울에서 오디션을 치르면 된다”면서 “인터넷 접속 비용 외에는 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아주 획기적”이라고 설명했다.
 5월 말부터 매주 토요일 인터넷 화상 오디션을 진행해온 이 PD는 13일 오디션 테이프를 들고 독일로 출국, 독일 방송사 관계자들을 만나 최종 캐스팅을 확정짓는다.
 그는 “지금까지 진행한 오디션을 통해 30명의 실력있는 독일인 배우를 확보해놓았고 이제 최종 선택만 남았다”고 밝혔다.
 ◇언어 차이, 국경 넘어선 드라마 = 이날 독일에서 접속한 여배우들은 모두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뿐 만이 아니다. 이들은 한국어 대사도 심심치않게 소화했다.
 이미륵이 독일어에 유창했다면, 독일에서 이미륵과 우정과 사랑을 나눴던 두 명의 여자 로사와 에바는 한국어를 잘했다. 이미륵을 통해 한국어를 배웠기 때문. 이 PD는 “독일 배우를 뽑는 것도 큰 일이지만 한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줄 아는 여배우가 둘이나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오디션은 여러가지로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독일인 여배우들이 오디션에 열성적으로 참여해 놀랐다”고 전했다. 이여배우들은 오디션 공고가 나간 후부터 주독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강좌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 PD는 “독일 배우들이 한국 드라마의 배역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드라마라는 것이 어차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작업인데, 이렇게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진짜배기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이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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