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지자체의 마구잡이 개발까지 가세해 파괴와 훼손은 중증에 이르고 말았다. 석산 개발,헬리콥터 이·착륙장 조성은 흔한 사례다. 정상 턱밑까지 만들어놓은 임도는 등산객 아닌 관광객들의 수송로로 한몫을 했다. 숲가꾸기를 빙자한 숲 파괴 행위는 코미디의 극치다. 나무숲에 깃드는 생명체는 관심권 밖인 듯 싶다.
사람의 학대 속에서도 백두대간 깊은 골에는 특징있는 수목들이 살아 멋진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강원도의 피나무 둘레는 608㎝가 넘는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엔 수령 550년된 철쭉나무가 5m 키를 뽐내고 있다. 백두대간의 자랑거리로는 뭐니뭐니해도 금강송을 제쳐놓을 수는 없다. 황장목이라거나 춘양목이라고도 부른다. 봉화·울진·영덕 같은 곳에서 벌채한 금강송이 춘양역을 통해 열차로 수송된 데서 나온 이름이다.
산림청이 춘양목의 고향이라 할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문수산 일대를 국립생태수목원 최적지로 꼽았다. 8월말이나 9월초께 최종 결정된다지만 이곳을 따를만한 곳이 따로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사실상 확정이란 소리가 나온지 이미 오래다. 4000㏊에 앞으로 5년동안 4000억원을 쏟아부어 생태수목원을 짓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봉화군은 이른바`개발’에 뒤져왔다. 그 대신 자연을 잘 지킨 상급을 이제야 받는 셈이다. 생물자원연구와 함께 경북도의 관광진흥, 봉화군의 자체 발전에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백두대간하면 무엇보다도 봉화부터 떠올리도록 인식을 시키는 전기가 돼야 한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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