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여파 재료값·인건비 상승, 휴·폐업 속출
총 6700업소 중 500곳 문닫아…일용직도 실업사태
남편과 함께 30여평 정도의 한식당을 경영하던 박모(여·45·포항시 북구)씨는 지난달 가게를 정리하고 현재는 다른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남편이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퇴직한 후 호구지책으로 3년전 창업했던 박씨였다.
아무 경험없이 식당문을 열었던 박씨는 3년동안 밤낮없이 죽어라고 일했지만 결국 돌아온건 폐업이라는 참담한 현실 뿐이었다.
계속된 경기침체 등으로 손님은 많이 줄었는데 재료값과 인건비는 크게 올라 박씨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올들어 가중된 경제난과 AI,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이 이어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지역 식당들의 폐업이나 개점휴업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난 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포항지역 식당업계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식당을 하면 아무리 어려워도 근근히 생계는 유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변했다.
11일 한국음식업중앙회 포항시남북구지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폐업하거나 개점휴업상태에 있는 포항지역 식당은 총 505개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포항지역 전체 식당이 67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올들어 10%가까이 폐업이나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셈이다.
식당 1곳에 4명이 일한다고 봤을 때 폐업이나 개점휴업으로 포항지역에서 2000여명의 실업자가 새로 발생했다.
이처럼 불황을 겪기는 처음이며 10년전 외환위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 음식업중앙회 포항시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올들어 밀가루를 비롯한 재료값이 20~30%정도 오른데다 손님이 크게 줄어 포항지역 식당 업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경영 및 창업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세제 혜택 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김대욱기자 dwkim@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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