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나는 무더위 `코미디 영화’어떠세요?
  • 경북도민일보
짜증나는 무더위 `코미디 영화’어떠세요?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볍게 즐길만한 한국 코미디 영화 `아기와 나’와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이번주 개봉했다.
 이들 영화는 코미디로 출발해서 감동으로 끝나는 일명 `충무로 코미디 영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만듦새가 대단히 훌륭하거나 커다란 흡입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선한 인물들이 등장해 서로를 아껴주고 해피엔딩을 향해가는 `착한 영화’다.
 무엇보다 카메오 연기자들의 가벼운 농담이 잔웃음을 이어간다.
 다만, “이게 말이 돼”, “이게 뭐가 웃겨”라는 말을 입에 달고 영화를 관람하는 `비판적’ 관객이라면 미소대신 쓴웃음을 지으며 극장문을 나설 수도 있겠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꽃미남 장근석 '아기와나'
 
19세 철부지 아빠와 까칠 아들의`동고동락’
 
  꽃미남 스타 장근석이 `원톱’으로 나서는 영화 `아기와 나’의 출발점은 지상 50㎝ 정도. 현실성이나 개연성은 애초에 큰 고려대상은 아니었던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영화는 10대의 임신이나 해외 입양, 빈부의 격차 같은 무거운 현실을 가볍게 뛰어넘은 채로 출발한다.
 코미디 영화인 `아기와 나’의 승부처는 이보다는 웃음과 감동이다.
 부잣집 아들에 싸움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긴 준수(장근석)의 인생에 어느 날 2가지 `태클’이 들어온다.
 하나는 말 안 듣는 아들 때문에 못살겠다며 부모님이 가출해버린 것, 다른 하나는 자신의 아이라며 배달된 아기다.
 졸지에 아기 아빠가 된 준수. 아기 엄마를 찾아 나서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고 울어대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젖 동냥에 나서지만 당황해 하는 여자들에게 뺨 맞기 일쑤다.
 보육원에 맡길까, 몰래 버려 버릴까 고민하던 준수는 슬슬 아기와 정이 들기 시작한다.
 시트콤 연출자 출신으로 이 영화로 영화에 데뷔하는 김진영 감독이 보여주는 웃음과 감동은 강펀치 보다는 잽에 가깝다.
 `문제아’ 고등학생이 아기를 키우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작은 에피소드들은 배꼽을 잡을 만한 폭소보다는 가볍게 킥킥댈 수 있는 작은 웃음을 담고 있으며 후반부 감동 역시 농도가 그리 진하지는 않다.
 웃음은 뻔한 줄거리보다는 연기자들의 탄탄한 개인기에서 나온다.
 그만큼 교사 역의 김정난을 비롯해 김병옥, 박현숙, 정규수, 장정희 등 조연진과 아기 목소리를 연기한 박명수나 단역으로 깜짝 출연한 김구라·이문식 같은 카메오 출연자들의 역할이 크다.
 가볍게 즐길만한 코미디 영화를 찾는 관객들 혹은 장근석의 매력에 빠져있는 팬들이라면 `아기와 나’는 만족스러울 듯하지만 그 이상의 다른 것을 기대하는 영화팬들이라면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예지원·탁재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시원한 맥주같은 남녀의`취중 코믹 로맨스’
 
  `취중 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술자리로 치면 주사는 있되 악의는 없는 사람들이 모인 떠들썩한 모임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칫 밋밋한 술자리가 될 뻔한 이 영화의 취흥(醉興)을 북돋워주는 것은 예지원과 탁재훈이라는 코미디 연기의 든든한 `주당’(酒黨)들이다.
 예지원은 드라마·영화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 `유진’을 특유의 엉뚱함과 과장된 코믹 연기로 그렸고 탁재훈은 유진의 친구이자 연인인 `철진’을 맡아 재치있는 애드리브 연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술만 마셨다 하면 필름이 끊기며 지나치게 정직해지는 32세 유진. 술버릇 때문에 실업자 신세가 된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얼마 전 치른 호텔비 `242만7352원’이 떠나질 않는다.
 사건의 발단은 며칠 전 참석했던 대학 선후배들의 모임이다. 그날도 역시 폭탄주를 돌려대며 과음한 끝에 어김없이 필름이 끊겼던 것이다. 아침에 알몸으로 눈을 뜬 곳은 호텔의 스위트 룸. 어떤 남자와 함께 투숙했다지만 누구인지 기억이 나질 않고 결국 백수 형편에는 도저히 감당치 못할 거금을 숙박비로 냈다.
 유진은 함께 호텔에서 잤던 남자를 찾아나서지만 한 번 사라진 기억이 쉽게 돌아올리는 없다. 용의선상에 오른 남성들을 한 명씩 조사하던 유진이 `수사’를 종료하려고 할 때 쯤 대학 시절 첫사랑이 새 `용의자’로 등장한다.
 영화는 예지원의 `오버’ 연기와 탁재훈의 애드리브를 무기로 후반부로 치닫지만 이들이 연기하는 남녀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화학반응은 크지 않다. 남녀 사이 정서의 흐름이 생명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점을 감안하면 치명적인 패착인 셈.
 커플의 로맨스가 겉으로 드러나는 과정이나 드러난 뒤의 에피소드들은 그리 매력적이지도, 풍성하지도 않으며 `과연 누구와 잤는가’를 쫓는 미스터리의 요소 역시 관객들을 집중시킬 만한 흡인력은 없다.
 이 영화가 그 대신 택한 것은 충무로의 다른 수많은 코미디 영화가 그랬듯 카메오 연기자들의 가벼운 농담이다.
 이재훈, 김현숙, 박희진, 김대희 같은 개그맨들이나 영화배우 신이 등이 조연 혹은 카메오로 출연해 웃음을 주지만 웃음의 유효기간은 짧다.
 15세 이상 관람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