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농업’ 대응 태세 갖추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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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 농업’ 대응 태세 갖추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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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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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나라의 모든 문제점은 마치 농촌에서 시발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갖게될 때가 허다하다. 그렇게 보면 그 피해의 귀결점 또한 농민이 될 수밖에 없게 마련이다. 저출산·고령화의 직격탄을 맞는 곳이 농촌이 아닌가. 그 피해 현장이 농촌 곳곳에 널려있다시피한 빈 집들이다. 경북도만 하더라도 2007년 현재 2만9608채나 된다. 2003년에 1만3628채 이던 것이 몇 년 사이에 갑절 이상 늘어났다. 조상대대 뼈를 묻어온 고향 땅, 고향 집을 등진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정부도, 지자체도 관심이 없어보인다. 앞을 내다보면 농촌의 구조가 크게 뒤바뀔 전조인데도 그렇다.
 농촌의 뿌리를  뒤흔드는 것은 사람의 이농 현상만은 아니다. 자연환경의 변화는 더욱 심각하다. 온난화로 말미암은 농업의 변화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온이 오르고, 강우량이 늘어나며, 병해충이 빠른 속도로 번식하는 현상 따위가 그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환경 변화 사례는 몇 마디로 예시(例示)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으니 문제요, 탈이다.
 한반도 기후의 아열대화에 따라 농작물과 과수의 재배 구조가 당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엊그제 국제 심포지엄에서 밝힌 그대로다. 경북 영천만 하더라도 10년 전보다 사과 재배 면적이 37% 494㏊나 줄었다. 대신 망고, 파파야, 아보카도 같은 아열대 과일 8개 품목 재배면적이 44.1㏊로 늘었다. 영천 사과는 일례일 뿐이다. 갖가지 과일의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는 자리를 아열대 과일들이 차지하는 현상이 일상사가 되어 버린 지 이미 오래다. 손에 익지 않은 아열대 농산물 품종 개발이 어느새 현안이 돼버렸다는 반증이다.
 한반도 기온은 지난 1973년 이래 34년 동안 0.95℃가 올랐다고 한다. 세계 평균값인 0.73℃보다도 높다. 강우량 또한 늘어나 쏟아졌다하면 재해성 호우인 경우가 많아진 데다 일조량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줄무늬잎마름병, 갈색여치, 주홍날개꽃매미 따위 귀에 설은 병해충이 크게 번식하고 있다. 농민의 기후변화 적응 능력보다 병해충의 자연 순응이 훨씬 빠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은 나라의 근본이다. 지금처럼 세계 곳곳에서 곡물 파동 조짐이 드러나고 있는 때 일수록 농업의 중요성은 더욱 무게가 실리게 마련이다.  이런 때에 농업의 기본 구조를 바꾸는 자연현상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관계기관의 대응 태세가 얼마나 발 빠르게 진척되고 있는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농업문제는 일개 부처만의 일이 아니다. 이제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해 준비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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