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되는 모든 것이 거울이 된다
  • 경북도민일보
반사되는 모든 것이 거울이 된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작보다 잔인하고 힘세진 거울
韓영화`거울 속으로’ 리메이크 판 `미러’

 
   원작만한 리메이크판을 찾기는 쉽지 않다지만 18일 개봉한 공포물 `미러’는 이례적이다.
 `미러’는 2003년 여름 개봉했던 김성호 감독의 한국 영화 `거울 속으로’(주연 유지태)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영화다. 공포의 대상이나 배경 장소, 주인공이 처한 상황 정도만 원편에서 빌려왔을 뿐 영화는 상당부분 새롭게 재구성됐다.
 리메이크판의 감독 알렉상드르 아자가 원편을 재구성하면서 하드고어 호러물의 잔인함과 오컬트 영화의 신비주의를 덧칠했다.
 살해장면의 핏빛은 한층 진해졌고 피가 흘러나오기까지의 과정도 잔인해지며 관객에게 주는 충격도 커졌다. 이야기 전개와 결말도 명확하고 촘촘해졌다.
 한국 영화의 리메이크판이라고만 생각하면 다소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미러’는 사실 `거울속으로’와 비슷한 시기 개봉했던 화제작 `엑스텐션’의 감독 알렉상드르 아자가 내놓는 신작이다.
 팽팽한 긴장감과 충격적인 복선, 그리고 잔인한 화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엑스텐션’은 당시 25세였던 프랑스 출신 젊은 감독 아자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던 작품이다.
 정직상태인 경찰관 벤(키퍼 서덜랜드)은 삶의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수로 경찰관을 죽여 당장 생계가 힘들어지고 성격이 날카로워졌으며 아내 에이미(폴라 패튼)와는 별거 중이다.
 하루하루를 술로 보내던 벤은 새 삶을 시작하기로 하고 야간 경비원이 된다. 그가 경비를 서는 건물은 한때는 화려했지만 화재로 지금은 폐허가 된 백화점이다.
 불에 타 음침한 건물의 순찰을 돌던 벤은 이상하리만큼 깨끗한 거울을 보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발견한다. 거울 속의 자신이 현실의 자신과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 여기에 불에 타 사람이 신음하는 환영까지 자꾸 나타나자 벤은 경비원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거울 속 악령의 힘은 백화점 건물 안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함께 살던 여동생이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고 별거 중인 아내와 아이들까지 위험에 빠지자 벤은 직접 보이지 않는 존재의 실체를 파악하러 나선다.
 원작에 비해 리메이크판의 거울은 힘이 한층 세졌다.
 이는 거울의 개념이 `반사되는 모든 것들’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TV 모니터, 액자, 문 손잡이 등 모든 것이 악령이 자리를 옮겨가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거울인 셈이어서 주인공이 숨을 곳은 점점 줄어들고 공포의 강도는 커진다.
 공포의 도구로 거울이 갖는 신선함, 씨줄과 날줄이 촘촘하게 얽혀있는 스토리, 잔인한 화면이 주는 시각적인 충격에다 주인공 키퍼 서덜랜드의 리액션 연기가 관객들에게 소름끼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튀어나와 점점 자신을 압도해가는 악령에 질리는 그의 모습은 `공포영화 보기’의 즐거움을 준다.
 `미러’는 지난달 18일 미국에서 개봉해 첫 주말만 111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한국 리메이크작 중 가장 좋은 성적인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추천비디오  `거울 속으로’
 
`거울 속’ 섬뜩한 무언가가 있다
 
  문학 작품이나 영화 속에서 거울은 얼굴이나 몸을 비추는 기능 외에도 다양한 능력을 보여왔다.
 `백설공주’의 거울은 `누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지’를 솔직하게 말해주고 무협영화에 등장하는 거울은 훗날 자신이 가문의 아들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이다. 이별하는 남녀가 깨진 거울을 나눠가지는 전설 속에서 거울은 사랑의 증표.
 2003년8월 선보였던 영화 `거울 속으로’에서 거울은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도구로 등장한다. 대칭형으로 피사체를 비추는 자연법칙이 무너지면서 일상에서 수없이 마주치는 거울은 어떤 귀신보다 더 섬뜩한 공포의 대상이 된다.
 의문의 화재 사건 이후 재개장을 준비중인 한 백화점. 지하층의 화장실에서 목이 그어진 여성이 숨진 채로 발견된다. 숨진 여성은 백화점 총무부 직원(이영진). 피살자의 것 외에 다른 사람의 지문도 없고 별다른 살해 동기도 없자 경찰은 자살로 결론을 내린다.
 이 백화점의 보안책임자 영민(유지태)은 실수로 동료를 숨지게 한 기억에 괴로워하는 전직 경찰. 인질로 잡힌 파트너를 구하려던 그는 범인 대신 범인을 비춘 거울에 총을 쏘는 실수를 저질렀다.
 사건의 조사를 맡은 형사는 영민의 전 동료이자 라이벌인 현수(김명민). 현수가 나타나자 영민은 지난 기억이 되살아나 괴로워한다. 백화점 재개장에 차질이 있을까봐 사건의 빠른 종결을 요구하는 백화점 사장(기주봉). 여기에 상사 최상기(김명수)는 현수에게 직접 사건을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그러던 중 두 번째 피살자가 발견된다.
 두 번째 시체는 볼펜을 자신의 귀에 집어넣어 숨진 총무부의 김부장(정은표). 현수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 숨진 사람들이 모두 백화점 직원이며 앞에 거울이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점점 사건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는 현수. 어느날 그의 앞에 수수께끼의 여인 지현(김혜나)이 나타나는데….
 영화는 건축학도 출신 신인감독의 공포영화답게 화면 구성과 신선한 연출 감각이 돋보인다. 거울을 이용한 미장센과 그 속에서 튀어나오는 귀신의 존재는 머리카락을 세울 만큼 섬뜩하다.
 비교적 탄탄한 내러티브에 반전도 충격적인 편. 기주봉과 정은표, 김혜나 등 조연급 배우들의 연기가 안정감 있고 유지태와 김명민의 연기도 무난한 편이다. 다만 인물의 입을 통해 밝히는 식의 뒷얘기나 후반부로 줄거리를 몰아가는 방식이 서툴러 보이는 게 아쉬운 점이다.
 상영시간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극장가 소식
 
10월 극장가영화 쏟아진다
 
추석 끝나 대작영화 없고
개천절·중간고사 끝나 11월보다 이점 많아 

 
 여름과 추석 성수기가 지난 10월 극장가에 크고 작은 영화들이 대거 개봉 대기 중이다.
 18일 영화 업계에 따르면 10월 개봉 예정인 영화들은 모두 40편에 육박한다. 우선 한국 영화로는 `모던보이’ㆍ`고고70’(이상 2일 개봉), `비몽’(9일), `미쓰홍당무’(16일), `아내가 결혼했다’(23일) 등 10여편이다.
 한국영화 개봉 라인업 중에는 문소리 주연의 `사과’(16일)와 이동욱과 유진이 호흡을 맞추는 `그 남자의 책 198쪽’(23일), 재희 주연의 `맨데이트:신이 주신 임무’(10월 중 개봉), 독립영화 `여름, 속삭임’(16일) 등도 포함돼 있으며 한국이 공동제작하거나 한국 배우가 참여한 `도쿄!’(10월 중 개봉)와 `너를 잊지 않을거야’(30일)도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봉작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외화들은 대규모보다는 중간 이하의 배급규모로 관객들을 만난다. `바빌론 AD’(2일)와 `남주기 아까운 그녀’(9일), `바디 오브 라이즈’(23일), `눈먼자들의 도시’(10월 말 예정) 정도가 기대작이지만 여름시즌의 대작 영화들에 비하면 중량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아시아권 영화로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일본영화 `구구는 고양이다’(16일)와 천자상(陣架上) 감독의 홍콩영화 ’화피’(23일)가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개봉작의 쏠림 현상은 학생들의 중간고사가 끝나는 시점인 16일이 가장 심하다.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과 `미쓰 홍당무’, `여름, 속삭임’, 할리우드 코미디 `하우 투 루즈 프렌즈’, `언더 더 세임 문’, `사과’, `데스 레이스’, `구구는 고양이다’ 등 최소 8편이 포진해 있다.
 10월에 개봉 영화가 많은 것은 다음달인 11월이 비수기인데다 극장가를 독식할 만한 대작 영화가 드문 시기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천절 공휴일도 끼어있으며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중간고사가 끝나는 시점이라는 이점도 있다.
 전통적으로 가을의 한복판인 10월 극장가에 개봉 영화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는 이런 경향이 더 심해졌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다르면 10월 개봉작 편수는 2005년과 2006년 각각 21편과 17편이었으며 2007년에는 29편이었다.
 10월 개봉작의 한 관계자는 “10월 극장가는 추석 성수기가 끝난 뒤면서 늦가을 비수기가 시작되기 전의 시점인데다 비교적 작은 제작비 규모의 가을 멜로물이 홍수를 이루는 시기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류형진 연구위원은 “영화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여름 극장가에 대작들의 쏠림 현상이 심해진 듯하다”며 “이 때문에 가을로 개봉시기를 미룬 영화가많아 10월 극장가가 일종의 병목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