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제 정신인지부터 묻고 싶다. 현철 씨가 누구인가. 대학 졸업 후 잠시 민간 기업에 취직하는가 했더니 20대 젊은 나이에 야당 당수인 아버지를 쫓아 정치판에 뛰어 들었고, 급기야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온갖 인사에 개입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한 주역 아닌가. 아버지의 대통령 재임 중 구속된 아들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은 불과 반 년전 그가 경남 거제에 공천을 신청하자 자격미달이라고 찍어 아예 공천 신청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그가 저지른 각종 비리 부정 때문이다. 그런 현철 씨를 당의 씽크 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 앉힌다는 것이다. 공천도 줄 수 없는 부적격자를 당의 정책과 노선을 연구하는 연구소에 두겠다는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뻔하다.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당선을 적극 도운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보답할 의무가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현철 씨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인간은 의리가 있어야 한다”고 이 대통령을 배신자인 양 비난하고 돌아다녔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그게 마음에 걸렸을 것이다. 심지어 측근들이 김 전 대통령의 지원 조건으로 현철 씨 한나라당 영입을 제의했다는 유력한 분석도 나돌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YS는 YS고 현철 씨는 현철 씨이다. 아버지가 도왔다고 아들이 그 과실을 따먹는 해괴한 거래가 어느 정치판에 가능하며,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보겠는가. 더구나 현철 씨가 저지른 비리는 백화점식으로 화려하기만 하다. 김 씨는 지난 98년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심지어 자기를 조사한 검사를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에까지 올린 치기는 정신 연령을 의심할 만 하다. 그럼에도 정권은 그를 사면 복권했다. 그걸로 족하다. 몇 천 원 때문에 감옥에 간 불쌍한 서민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를 특별 대우할 생각조차 하지 말라
한나라당이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생각이라면 여기서 포기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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