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형산강과 바다를 모두 지척에 끼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해수욕장과 만나는 강물인 만큼 더욱 깨끗해야 한다. 형산강 물은 이 절대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는가. 형산강의 실태를 아는 시민치고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형산강이 얼마나 더러운 곳인지를 잘 아는 까닭이다. 상류에서부터 떠내려 오는 온갖 쓰레기가 하류에 이르면 수천t이 될지, 수만t이 될지 계량하기조차 어렵게 되고 만다. 쓰레기뿐인가. 물은 또 얼마나 더렵혀져 있는가. 공장 오폐수, 생활하수가 거칠 데 없이 흘러든다. 이것이 국가가 관리하는 1급 하천의 실상이다. 만일 관할 관청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한번이라도 현장 점검을 했더라도 이 지경이 됐겠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형산강은 포항시민의 젖줄이다. 그러나 쓰레기와 오폐수로 썩어가는 강물이 젖줄일 수가 있는가. 형산강 물은 부영양화 현상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있다. 이런 강물에 온갖 오폐수들이 흘러든다. 이 강물을 취수해 포항시민들이 마시고 있다. 관리들은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공개된 자리에서 마셔 보인다. 그들의 말을 믿고 싶어도 형산강 물을 떠올리면 신뢰감은 당장 사라지고 만다.
형산강 살리기 운동이 며칠 전 벌어졌다. 한국특수재난구조단(HCRG) 주관으로 실시된 이 운동엔 시민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재난구조단원, 해병사단, 해군6전단, 스킨스쿠버 동호인 등 50여 명은 물 속 청소도 했다. 강물 속에서 무슨 쓰레기를 건져 올렸는지는 새삼 들출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들 형산강 지킴이들의 염원이 응축된 한마디가 가슴에 울린다. “은어가 다시 살 수 있는 1급 수원지가 될 때까지” 형산강 정화운동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단발성 행사가 아님을 내비치는 한마디다. 전국을 통틀어보면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하천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형산강도 이 대열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왕이면 하루라도 빠르면 더 좋겠다.
포항시엔 형산강과 관련이 있는 부서가 여럿이다. 이들이 일손을 합쳐 일한다면 시민들의 형산강 살리기 운동은 더욱 큰 상생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믿는다.
형산강 맑은 물에 은어가 돌아오는 그 날을 앞당기려면 50만 시민의 협조 또한 절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