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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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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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지옥문 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모습이라고 한다.그런데도 짓궂은 사람들은 “내 팬티 누가 훔쳐갔나하고 생각에 잠겨있다”고 우스개 소리를 지어낸다. 로댕은 이런 생각도 했다. “현대인의 최대 결점은 자기의 직업에 애착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모든 인간이 직업을 혐오할 일로 생각하며 저주할 고역으로 생각하고 있다.그러나 직업은 생활의 방편이 아니다. 생활의 목적이다. 일한다는 것이 인생의 가치이며, 인생의 환희이며, 인생의 행복인 것이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하루하루 삶이 고달픈 사람들에겐 `배부른 소리’같이 들릴지도 모를 일이다.더구나 돈가뭄이 극심한 요즘엔 직업을 가릴 처지가 못된다. 그야말로 닥치는대로 일하고, 뼈가 부스러지게 벌어 삶을 꾸리기에 일각을 아까워하는 모습들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삶이 이토록 고달픈  사람들의 대열에 가정주부들이 서있다. `생계형 취업’을 바라는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포항 지역만 하더라도 일자리를 찾는 30대 이상 주부가 올들어 5000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가운데 일자리를 얻은 행운아는 775명뿐이라는 이야기다. 비율로 따지면 15.7%에 지나지 않는다.포항종합고용지원센터의 집계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정주부의 노동가치가 하루에  얼마라고 강을 해본들 귓가에 들리지도 않을 소리다. 다급한 주부들은 노래방 도우미로, 때로는 더 열악한 `탈선 아르바이트’에 몸을 맡기기까지 하는 현실이다. 손가락질에 앞서 현대판 삭발모정(削髮母情)을 생각하게 된다. 아울러 “일자리 몇 만개 창출”을 해마다 녹음 테잎 돌리 듯해온 나으리들의 밉살맞은 얼굴도 떠오른다.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일자리 창출 약속은 새해에도 재생될 게 뻔하다. 로댕의 말마따나 일이 인생의 가치이고,환희이고, 행복까지는 못되더라도 웃으며 일할 수 있는 주부 취업이 됐으면 좋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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