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불황기 세태도 분석됐다. 삶이 팍팍할수록 술과 담배로 끓는 속을 달래려 들 것 같건만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보다 술 소비량이 7~10%가량 줄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T&G 대구본부는 담배 소비량도 다달이 크게 줄고있다고 분석했다. 대구, 포항, 구미, 김천, 청도에서 11월에 팔린 담배는 모두 2200만갑이다. 10월보다는 325만갑, 9월보다는 592만2500갑이 줄었다는 집계다. 이를 돈으로 따지면 9월보다 줄어든 판매액은 133억2562만5000원이나 된다.
불황기엔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한푼이라도 아끼기에 여념이 없다는 이야기다. 심지어는 이혼한 부부가 집세를 아끼려고 한 집에서 기거하고, 입대 지원자가 늘었다는 게 외신이 전한 미국쪽 사정이다. 우리는 어떨까. 최근 이혼 통계나 입대희망자 동향이 궁금해진다. 모르긴 해도 미국의 세태와 크게 다르진 않으리란 생각도 든다.
이 신문 저 신문 뒤적거리다 보니 인천지역에선 분양아파트 청약자가 한 사람도 없는 단지가 나왔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 `아파트 청약률 0’라니 호시절엔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소린가. 이야말로 `아파트의 굴욕’이다. 1997~1998년 IMF사태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고 한다. 10년전 이른바 구조조정 이란 것에 등떠밀려 일터를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똑같은 일이 10년만에 다시 벌어지고 있다. 총기류가 없는 한국의 아버지들은 무엇을 내놓고 가족의 식량을 구해야 하는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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