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인류에게 기쁨을 가져다 준 발명품들 중에는 우연에 의해 발견된 것들이 적지 않으며. 과학자들 중에는 우연의 법칙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이나 예측불가능한 일 또는 불확실한 일들을 우리는 우연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사는 복잡한 세상은 이처럼 가늠하기 힘든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우연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우연보다 필연이 더 많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질서가 아니라 질서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일들은 근본적인 법칙들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므로 우리는 어떤 원인에 대한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만약 밭에 씨앗을 심었을 때 그것이 자라날 수도 있고 자라나지 못할 수도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리고 그것이 자라난다고 해도 우연히 보리도 될 수 있고 벼도 될 수 있고, 전혀 다른 작물이 될 수 있다면 농부는 어떻게 자신의 계획을 세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는가.
사실 운이나 종교적인 믿음이 인생의 여러 사건에 관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원인을 좀 더 깊이 연구해보면 많은 경우 우리들 자신의 노력과 의지 또는 반대로 나태와 무지가 그 일들을 가져온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늘은 결코 짓지 않은 복을 내리지 않고 사람은 짓지 않은 죄를 받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 세상에 무슨 일이든 선악(善惡) 간에 어떤 원인이 없이 이루어지는 일이란 거의 없다. 발명가 에디슨은“나는 어떤 것이나 할 가치가 있는 일을 우연히 한 적이 없고, 나의 발명 가운데 우연히 온 것은 없다. 모두 노력에 의해 왔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좀 더 빠르고 좀 더 쉬운 편의주의와 문명의 이기(利器)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은 때로는 그들이 이루어낸 성공이라는 결과물에만 찬사를 보내고 성공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기울인 노력과 희생 그리고 현실에 좌절하지 않는 끊임없는 도전정신 등은 간과하는 경향이 많다. 예술에서도 탁월함은 힘겨운 노력과 인내와 끈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찰스 디킨슨은 “내 자신의 발명이나 상상력은 솔직히 말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정말 큰 도움이 된 것은 평범하고, 초라하고, 끈기 있고, 일상적이고, 부지런하고, 꾸준한 관심 이었다”라고 했다.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여야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농업이 세계의 농업인들과 경쟁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정책보다는 어려운 여건을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 나가려는 농업인의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뉴질랜드에서 경쟁력 있는 농가는 근본적으로 정부보조가 아니라 시장경제의 고통 속에서 커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농업인들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여 신기술을 개발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하여 세계 최고의 농산품을 생산하겠다는 프로정신을 가져야 한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우리는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우리 자신을 겸허히 반성해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올해는 1929년 세계대공황 이래 또다시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경제적인 고통 속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환경이나 불운을 탓하기보다 모든 것이 자기하기 나름이라는 기본적인 인식하에 이러한 난관을 자기성찰과 연마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 농업관계자들도 각자 처한 위치에서 창의력을 발휘하여 우리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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