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신년 화두로 부위정경(扶危定傾)을 선정했다. 부위정경은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우다’는 뜻이다. 부위정경은 <주서(周書)-이기전(李基傳)>의 `太祖 扶危定傾, 威權震主’(태조가 위기를 맞아 나라를 안정시켜 그 위엄과 권위가 왕을 두렵게 하였다)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다.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우다’는 화두를 택한 것은 그만큼 우리가 처한 상황이 `위기’이고, 바로 잡아야할 `잘못’이 널려 있으며, 바로 세워야할만큼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가 직면한 엄혹한 현실을 총체적 위기로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반면 출범한지 1년이 다 돼가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지난 1년의 국정운영이 실패였음을 자인한 것이기도 하다. 500만표 격차의 유례없는 압승을 안겨준 국민 뜻에 부응했다면 이미 잘못을 바로 잡고 흔들리는 국기를 바로 세웠어야 했다는 말이다. 취임 1년이 다 되도록 위기상황 극복을 신년 화두로 제시할 수밖에 없는 이명박 정부의 맹성을 촉구한다.
신년 화두처럼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정권이 출발하자마자 광우병 촛불 난동으로 국정이 마비되다시피 했고, `강부자’ `고소영’으로 일컬어지는 인사실패로 진작에 척결됐어야 할 친북좌파들의 발호가 이어지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 10년 동안 양성된 좌익 관리들은 대통령 지시까지 깔아뭉개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작금의 경제위기는 이 대통령과 정부 탓만은 아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고 우리도 그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그렇다 쳐도 경제 이외의 분야에서조차 이렇다 할 실적을 내세울게 없는 처지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압도적 국회의석을 확보했지만 소수 야당에 질질 끌려가고 있을 뿐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금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 뜻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판단해 선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렇다. 이 대통령은 신년화두처럼 새해에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출중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경제고통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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