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킴, 데뷔 15년 만에 무명설움`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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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킴, 데뷔 15년 만에 무명설움`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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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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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 음료광고 CM송 인기
스페셜 음반`러브챕터1’발표

 
  “요즘 모 숙취해소 음료 광고 CM송이 인기”라는인삿말에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워 했다. “칭찬 같기도, 놀림 같기도 해요. 동료들도 광고 CM송을 많이 불렀는데 왜 저만 이렇게 도드라지는거죠?”
 이유는 한가지. 바비 킴(본명 김도균·36·사진)은 평범한 멜로디의 노래도 특별하게 만드는 음색을 지녔다. 12일 발표한 스페셜 음반 `러브 챕터1’에서 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고래의 꿈’, `파랑새’ 등을 작곡한 싱어송라이터지만 그는 데뷔 15년 만에 처음 외부 작곡가의 곡을 받아 가수로서의 역량을 펼쳤다.
하광훈, 박선주, 전해성 등이 작곡한 발라드곡 `마마(MaMa)’, `사랑…그 놈’, `바래다 주고 오는 길’ 등은 낭랑하게 내뱉는 그의 음색을 거쳐 탄탄해졌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작곡으로 녹음할 때면 원형탈모가 생기는데 지금 내 머리는 구두 솔처럼 빳빳하다”며 “노래만 부르니 상품 가수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훌륭한 작곡가들이 내게 곡을 주고 싶은 생각이 있다니 감사하고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가슴 찡한 단어
 바비 킴은 정확히 10년 간 무명 생활을 했다. `솔의 대부’로 불리며 힙합그룹 부가킹즈로도 활동해 주류와 인디의 경계를 잘 허문 케이스다.
 “지금껏 노래는 좀 알렸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없었죠. 그런데 나몰라패밀리의 `바보 킴’이 저를 패러디해 목소리 톤이 널리 알려졌어요. 그때 정말 기쁘던데요?” 바비 킴은 3세 때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갔다. 부모는 한국말도 배우고 뿌리를 찾으라며 1992년 사고뭉치 아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냈는데 그게 가수가 된 계기였다.
 귀국한 그는 1993년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 김영근 씨가 샌프란시스코 시절부터 친했던 친구인 키보이스의 김홍탁 앞에서 오디션을 봤다. 그러나 김홍탁이 운영하던 기획사는 어려워졌고 그는 신세계레코드로 보내져 1994년 닥터 레게 멤버로 발탁됐다.
 이후 불운이 잇따랐다. 닥터 레게는 1년 만에 해체됐고, 1996년 내려던 첫 솔로음반은 믹싱까지 끝냈으나 프로듀서의 `잠수’로 빛을 못 봤다. 1998년 친한 작곡가 형과 낸 프로젝트 음반은 망했다. 돈을 벌려고 1995~1998년 집중적으로 랩 세션을 하며 때로는 작곡한 노래도 팔았다.
 힙합 컴필레이션 음반 `1999 대한민국’ 참여가 반전이었다.
 “타이거JK, 허니패밀리, 업타운 등을 만나며 2000년 3인조 부가킹즈를 만들고 2001년 윤미래 1집에 작곡 참여를 하면서 지금의 사장님을 만나게 됐어요. 계속 운이 좋지 않았는데 팬이자 존경하는 윤미래를 만난 건 행운이었죠. 가요계 입문 10년 만인 2004년 솔로 1집을 내 `고래의 꿈’이 히트했어요.”
 같은 길을 앞서 걸었던 아버지가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묻자 그는 갑자기 대답이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매니저에게 휴지를 달라고 했다. 순식간에 눈물을 `뚝’떨어뜨렸다.
 “제게 가장 예민한 단어는 아버지예요. 아버지는 실력있는 불쌍한 인간이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찡해요. 한순간 선택의 실수로 고생을 많이 하셨죠.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트럼펫 연습을 하시는데 저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깨요. 이 소리가 짜증날 법도 한데 무척 아름다워요.”

 ◇힙합인들, 단합이 미덕
 그는 타이거JK, 윤미래, 리쌍,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은지원 등이 속한 힙합크루 무브먼트의 일원이다. 힙합의 대중화 바람이 인 1999년 이후 무브먼트가 가요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묻자 긴 설명이 이어진다.
“정통 ’먹통`(마니아적인 음악을 은어적으로 표현) 힙합은 타이거JK가 초창기에 시작했고, 퀄리티 있는 음악은 리쌍, 여자도 랩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건 윤미래, 래퍼도 엔터테이너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건 에픽하이고, 저는 힙합 안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그는 국내 힙합계에 종사하는 뮤지션과 팬들에 대한 바람도 피력했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힙합하는 사람이 많지도 않은데 단합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우리는 미국처럼 동부, 서부로 나뉘어 음악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도 아니면서 홍대, 강남 안에서 서로를 헐뜯죠.”
 힙합사이트의 댓글로 상처받은 얘기를 털어놓으며 네티즌에게 대한 당부도 잊지않았다.
 그는 “힙합사이트에서 때로는 내 이름을 검색하기가 두렵다”며 “언젠가 한 네티즌이 쓴 ’바비킴은 수많은 랩 세션을 했다. 당신은 음악인이 아니라 돈을 쫓아가는 사람`이라는 댓글에 하루 종일 고개 숙이고 있기도 했다. 내게 실망했겠지만 1995~1998년 사이 정말 돈이 없었다. 그 가수가 싫다면 관심을 끊더라도 공격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부가킹즈의 노래 `크레이지(Crazy)’ 등이 거론된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유해매체 판정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정치인들이 욕하고 폭력 행사하는 것은 TV 전파를 타면서 수많은 고민 끝에 선택한 노랫말에 유해매체 판정을 내리는 것은 말도 안돼요. 또 힙합 음악에만 집중적으로 칼날을 들이대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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