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도 않은 골프장에서 人災라니
  • 경북도민일보
개장도 않은 골프장에서 人災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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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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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낮에 골프장에서 여럿이 숨지고 다치는 사고가 돌발했다. 그것도 정식 개장도 하지 않은 골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건강을 지키고 향상시키려 운동 하던 사람들에게 횡액을 당하게 한 골프장은 포항송라제니스CC다.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5m가량 되는 낭떠러지다. 게다가 급경사 지점이다. 이 위험지역에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골프장은 사고가 나자 뒤늦게 철제 펜스를 세웠다고 한다.  사후약방문이라더니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 말이 되고 말았다.
 이 사고에서 우리는 한국인들의 안전의식에 큰 구멍이 뚫려있음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된다. 매우 씁쓸한 일이다. 준공도 안된 골프장 개방이 사고를 촉발했지만 골프장 홍보차원에서 시범 라운딩이 필요했다면 그만한 안전대책을 확보했어야 했다. 일이 꼬이게 되면 평평한 잔디밭에서도 사고는 일어나게 마련이다. 하물며 급경사지역, 그것도 낭떠러지에 안전장치조차 없었다는 것은 사고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하다못해 위험 경고판이라도 세워놓았더라면 전동카트 운전자가 일단 주의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전동카트 추락사고로 송라제니스CC는 홍보는 커녕 역효과만 부르고 말았다. 개장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악재를 만났다고 불운이나 탓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사고의 밑바탕엔 안전감각 부재가 고질처럼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큰 사고가 날 때마다 그 원인을 캐보면 안전장치 소홀, 안전의식 결여가 빠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사고도 그 전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인재(人災)다. 그것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예방할 수 있는 인재였다. 안타까운 일이다.
 골프장 사고라면 흔히 농약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골프장 잔디 상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 뿌린 농약 성분이 빗물에 흘러내려 이웃한 농지에 피해를 입히는 사고다. 송라제니스CC만 하더라도 공사 초기에 이미 농약문제로 이웃 농민들과 한바탕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고도 이번엔 전동카트 추락사고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번 사고에 앞서 시범라운딩을 한 사람들이 여럿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이 무사했다해서 이번 피해자들의 운전미숙이나 운전부주의를 탓할 수만은 없다. 사고위험 지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골프장측이 단 한 가지 주의조치조차도 게을리한 책임이 더 크다는 생각이다. 세월이 흐르면 이 사고는 잊혀진 채 골프장은 손님들로 북적이게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골프장 운영방침은 `안전제일’에 가장 무게를 둬야 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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