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극장가는 웃음·감동 다 있는`종합 선물세트’
  • 경북도민일보
설연휴 극장가는 웃음·감동 다 있는`종합 선물세트’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9.0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설 극장가에는 한국영화 신규 개봉작이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명절마다 반복돼온 코미디 영화의 몰림 현상은 강도가 약해진 듯하다.
 설 연휴 `패권’을 노리는 작품은 우위썬 감독의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과 톰 크루즈의 `작전명 발키리’, 유일한 한국 영화인 정준호의 코미디 `유감스러운 도시’다. 3편 모두 연휴 직전인 22일 개봉했다.
 여기에 월트디즈니가 만든 애덤 샌들러의 코미디 `베드타임 스토리’와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드라마 `체인질링’도 같은 날 관객몰이를 시작한다.
 신작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누적 관객수가 700만명을 향해 순항 중인 `과속스캔들’이나 조인성·주진모 주연의 `쌍화점’이 흥행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대작 영화가 지겨운 관객이라면 미셸 공드리 감독과 스타 잭 블랙이 호흡을 맞춘 코미디 `비카인드 리와인드’나 해외에서 먼저 화제가 된 한국산 다큐멘터리 `워낭소리’, 8년 만에 재개봉하는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타인의 취향’ 같은 소규모 개봉 영화에 눈길을 돌려볼 수 있다.
 
작전명 발키리 적벽대전

 
 
1. 적벽·발키리·유감도시 3파전
 작년 여름 `적벽대전’ 1편을 보고 혹시 전투신이 적어 실망했던 관객도 `최후의 결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돌아온 2편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본격적인 전투는 2편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화려함과 우위썬 감독 특유의 누아르적인 액션 스타일이 섞인 스펙터클이 볼만하며 전투를 앞둔 양측의 심리전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제갈공명이 10만개의 화살을 모으는 `초선차전’이나 수백척의 배가 불타오르는 화공전은 압권이다.
 `작전명 발키리’가 흥행 경쟁에서 갖는 장점은 바로 톱스타 톰 크루즈의 관객 동원력과 히틀러 암살 기도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있다.
 출연작마다 국내에서 대박을 터트린 톰 크루즈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가 큰 데다 히틀러 암살이라는 소재는 그동안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이다.
 출연작마다 국내에서 대박을 터트린 톰 크루즈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가 큰 데다히틀러 암살이라는 소재는 그동안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이다.
 히틀러와 독일에 대한 유대인들과 할리우드의 강박 관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흡인력 있는 줄거리로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연출력은 혀를 내두를 만하다.
 설 연휴 개봉하는 유일한 한국 영화인 코미디 `유감스러운 도시’에 대해서는 언론과 평단의 평가가 일단 박한 편이다.
 정준호와 정웅인, 정운택 등 `두사부일체’의 출연진이 다시 모여 만든 조폭영화인 만큼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해서 부담없이 즐길만 하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흔한 조폭영화 장르가 그다지 매력적인 `새 옷’을 입지 못했다는데 있다.
 
2. 사회성 짙은 영화`풍성’
 그동안 바쁜 일상의 늪에서 정신이 없었다면 연휴 기간 삶을 뒤돌아보는 기회를 영화를 통해 만나도 좋다. 사회성 짙은 영화들이 유난히 풍성하다.
 `워낭소리’는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처음으로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는 독립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는 80살에 가까운 할아버지 농부와 그의 부인, 그리고 부부가 30년을 키워온 40살 된 늙은 소의 말년을 묵묵히 쳐다본다. 나이듦과 죽음, 그리고 이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돋보인다.
 다큐멘터리에 흔히 나오는 내레이션도 없고 배경 음악도 많지 않으며 굴곡이 심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생각할 여백이 큰 까닭에 오히려 스크린 속 노년들의 삶이 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체인질링’은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뭉쳐 일찌감치큰 관심을 모은 영화다.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아들 월터를 잃어버린 홀어머니 크리스틴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냉정하고 가혹한 세상에서 인간이 짜낼 수 있는 극한의 용기와 의지, 희미하게 찾아오는 희망과 구원을 이야기하며 인간에 대한 집요한 고찰이 그에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아들을 잃은 답답한 심정과 그러면서도 엄마로서 침착함을 잃지않으려는 강인함, 극한의 상황에 몰려 쏟아내는 분노까지 앤젤리나 졸리의 좋은 연기가 울림의 폭을 키운다.  '체인질링'이 관객들을 치열한 고민으로 빠져들게 하는 영화라면 프랑스 영화 '버터플라이'는 편안하게 인생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작품이다. 자극적인 갈등 구조는 없지만 삶을 관조하는 여유가 있고 잔잔한 감동이 있다.
 생의 후반부에 놓여있는 무뚝뚝한 노인(미셸 세로)과 모든 게 신기하기만 한 8살 꼬마(클레르 부아닉)가 나비를 찾아 떠나는 1주일 간의 여행을 그린 로드무비다.
 
3. 설연휴엔 역시`코미디 영화’
 설 연휴에는 역시 웃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을 위한 코미디 영화들도 극장에서 손님을 기다린다. 독특한 웃음 코드를 지닌 프랑스의 작은 영화에서부터 판타지와 뒤섞인 할리우드 가족 코미디,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코미디, 떠들썩한 애니메이션 등 국적도, 장르도, 규모도 다양하다.
 `공드리 월드’라는 말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비카인드 리와인드’를 통해 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아 보자. 다소 기괴한 느낌이면서 어느 순간 웃음을 끌어내고 마지막에는 찡한 기분까지 안기는 미셸 공드리의 코미디에는 상업 코미디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다. 이번에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 잭 블랙과 함께 해 기대감을 더 높인다.
 설 연휴이니 착한 코미디를 바라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애덤 샌들러와 디즈니라는 두 이름이 상징하는 `베드타임 스토리’가 있다. 현실과 주인공들이 지어내는 동화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지는 이 영화는 판타지의 세계, 어렵지 않은 줄거리, 해피엔딩이 있는 전형적인 가족 코미디다. 실없고 한심스러워 보이지만 정 많고 마음 따뜻한 젊은이 역을 도맡아온 샌들러가 미국식 코미디를 보여준다.
 벌써 600만명 이상이 본 `과속 스캔들’을 아직도 못 봤다면 이번 설 연휴가 좋은기회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의 3단 코미디가 배꼽을 잡게 만들 것이다. 유명 연예인이 10대에 딸을 낳고 30대에 손자까지 본다는 줄거리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깔끔한 코미디와 유쾌한 대사들,감성적인 노래, 깜찍한 아역 연기가 자연스럽게 포장돼있다. 시끌벅적 유쾌한 코미디가 그립다면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사영화 못지않게 떠들썩한 '마다가스카2'도 있다. 1편에서 뉴욕의 동물원을 탈출했던 춤추는 사자 알렉스와 동물 친구들이 아프리카에 불시착하면서 야생동물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험담이다.
 
4. 연인과 즐기는 색다른 로맨스
 극장가에서 로맨스의 계절은 봄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설 연휴 극장가에 걸리는 로맨스 영화들은 전형적인 달콤함보다는 다른 장르와 버무려진 색다른 특징을 갖춘 영화들이다.
 흥행 돌풍에 힘입어 1년반만에 재개봉하는 `원스’는 가난한 거리의 가수들이 펼치는 노래와 로맨스를 담은 아일랜드 영화다. 실제 가수이자 연인 사이인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의 감수성을 듬뿍 담은 노래들과 서로에게 마음을 줄듯말듯 알싸한 남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2007년 개봉 당시 소규모 영화치고는 놀라운 20만명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웠고 영화 O.S.T도 큰 인기를 끌었다.
 `티스’는 수입사에서 `로맨틱 호러’라는 이름의 독특한 장르를 내건 영화다. 신화에 등장하는 `바기나 덴타타(이빨 달린 성기)’라는 흥미로운 배경 설정에 로맨스 영화와 호러 영화의 특징들을 버무려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가 됐다. 슬슬 사랑에 눈뜰 나이인 사춘기 소녀 던이 신체적인 특징 때문에 여러 남자들을 위기로 몰아간다는 줄거리다.
 개봉 3주째를 맞았지만 예매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쌍화점’은 고려 말기의왕실을 배경으로 한 액션 멜로 영화다. 왕(주진모), 왕비(송지효), 호위무사(조인성)의 묘한 삼각관계가 치명적인 결말로 치닫는 과정에 박진감 넘치는 액션, 화려한 궁중 세트 등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남자 스타배우 둘의 동성간 베드신을 포함해 파격적인 장면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