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꿈꾸는 청년, 바닷속 깊은 수렁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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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꿈꾸는 청년, 바닷속 깊은 수렁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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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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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와르 영화`마린보이’
 
인간 마약운반책 수영강사`천수’
낭떠러지로 내몰린 세남녀의 사투
스토리·화법·연기력 잘 버무려져

 
  젊은 수영 강사 천수(김강우)의 꿈은 도박판에서 멋지게 한탕 한 다음 태평양의 환상적인 섬 팔라우로 뜨는 것이다.
 마음은 이미 팔라우의 파란 바다에 가 있지만 현실에서 천수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도박판에서 큰돈을 잃고 빚까지 지게 된 그는 마약 밀매를 위해 목숨을 걸고 현해탄을 건너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으며 한편으로는 마약 밀매 조직을 소탕하려는 경찰에 협조해야 하는 처지다.
 천수의 운명은 그 자신이 아니라 마약 밀매 조직의 무시무시한 보스 강 사장(조재현)과 강 사장 못지않게 포악한 경찰관 김반장(이원종)의 손에 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두 사람의 손바닥 안에 있는 처지. 강 사장의 여자 유리(박시연)와 사랑에 빠져 함께 탈출하려 하지만 상황은 그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간다.
 5일 개봉한 영화 `마린보이’의 설정은 누아르 영화의 전형과 비슷하다.
 꿈을 가진 주인공은 그 꿈을 향해 발버둥을 쳐보지만 허우적댈 뿐이고, 누구의 편인지 알수 없는 팜므 파탈(치명적 여성)은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누아르의 틀에서 출발하지만 영화가 갖는 톤은 다른 범죄액션물처럼 가벼운 편이다.
 바다를 헤엄쳐서 마약을 운반하는 `마린보이’(Marine boy)라는 이야깃거리와 유리를 둘러싼 천수와 강 사장의 삼각관계, 후반부 엎치락뒤치락하며 벌이는 두뇌싸움 같은 상업 영화의 요소들이 버무려져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아귀가 잘 맞는 스토리와 깔끔하고 속도감 있는 편집에 있다. 복잡한 스토리를 말끔하게 풀어나가는 화법이 좋으며 풍성한 요소들을 화면에 담아 관객들 앞에 깔끔하게 풀어내는 연출력도 신인 감독의 영화 같지 않다.
 여기에 조재현이나 이원종 같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든든한 호연에 김강우나 박시연의 매력이 조화를 이루는 연기 앙상블도 좋은 편이다.
 깔끔한 만듦새를 갖췄지만 영화는 후반으로 가면서 힘이 부친 듯 보인다. 캐릭터 설정이나 배경 설명이 장황한데 반해 반전이 드러나고 격투가 펼쳐지는 클라이맥스가 짧은데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까닭이다. 컴퓨터그래픽 티가 많이 나는 장면들도 간혹 등장해 눈에 거슬린다.
 `복수의 엘레지’, `잠복근무-29일째’ 같은 단편을 만들었던 윤종석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미녀는 괴로워’를 히트시켰던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제작했다.
 15세 관람가.
 


 
추천비디오         `위 오운 더 나잇’
 
경찰과 마피아, 서로 다른 세상에 사는 두 형제
 
 
 
 경찰과 마피아가 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마약 유통을 둘러싸고 쫓고 쫓기는 전쟁을 벌인다.
 미국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위 오운 더 나잇’은 어둡고 남성적인 분위기의 누아르 영화다.
 이 영화의 큰 줄기는 모범 경찰 가정의 아들이 가족을 등지고 밤의 세계에서 방황하지만 결국 자신의 숙명을 깨닫고 마피아와 맞서게 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채우는 것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있는 전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복잡다단한 구성도 아니다. 영화는 다만 정통 누아르의 길을 걷는다.
 자동차 추격신을 비롯한 액션 장면은 묵직하고 신중하다. 별 생각 없이 때리고 부수는 장면을 즐길 만한 `팝콘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다.
 화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짙은 음영의 어두운 색채로 칠해진다.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은 촌스러울 만큼 성실하게 묘사되며, 관객이 잠시 숨을 돌릴 만한 가벼운 장면은 단 한 곳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번뜩이는 재치가 돋보이는 장면은 없으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면 역시 없다.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의 구성도 탄탄하고 전개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적절한 캐스팅에 힘입은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무엇보다 가장 높은 점수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자세에 줄 수 있다. 전 과목에서 고루 90점 이상을 받은 성적표 같은 영화다.
 1980년대 말 뉴욕, 잘 나가는 나이트클럽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바비 그린(와킨 피닉스)은 여자친구 아마다(에바 멘데스)와 함께 화려한 밤의 세계에서 방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는 밝히지 않은 비밀이 있는데 아버지(로버트 듀발)는 뉴욕 경찰서장이고 형 조(마크 월버그)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강력 범죄 소탕에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에서는 마약과 관련한 러시아계 마피아들의 범죄 행각이 점점 심각해지고 뉴욕 경찰은 마약과의 전면 전쟁을 선포한다. 그 주축인 바비의 아버지와 형은 마피아의 표적이 된다.
 게다가 경찰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한 갱단은 바비의 나이트클럽의 지하에서 활동하고 있다. 바비는 양쪽에서 고뇌에 빠진다.
 청소년 관람 불가. 2008년5월 개봉작.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영화소식
 
한국영화`마린보이’ `적벽대전2’몰아내나
 
 중국영화 `적벽대전2-최후의 전쟁’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극장가에 한국 영화 `마린보이’, `키친’, `낮술’과 할리우드 영화 `세븐 파운즈’ 등 신작들이 대거 합류한다.
 기대작들이 대거 선보이는 까닭에 주요 예매사이트의 예매율 집계에서는 여러 작품들이 고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5일 오전 8시 현재 맥스무비의 집계에서는 23.1% 로 `마린보이’가 가장 높은 예매 점유율을 보인 가운데 `세븐 파운즈’(20%), `적벽대전2’(15.3%), `키친’(13.6%) 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서는 `마린보이’(15.8%), `세븐 파운즈’(14.2%), `적벽대전2’(11.6%), `워낭소리’(10.6%), `키친’(9.9%) 순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적벽대전2’의 장점은 친숙한 원작과 우위썬 감독이 보여주는 스펙터클이다. 반면 `마린보이’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조재현ㆍ김강우ㆍ박시연의 매력이 관객들을 끈다.
 주요 상영작 중 유일한 할리우드 영화인 `세븐 파운즈’는 윌 스미스의 연기와 묵직한 주제 의식이 관람 포인트. 주지훈ㆍ신민아ㆍ김태우 주연의 `키친’은 여성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만한 예쁜 화면이 특징이다.  대작 영화들의 경쟁 속에 독립 영화들의 선전도 기대된다.
 개봉 20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독립영화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워낭소리’는 상영관을 46개로 늘리며 관객몰이에 나선다. 영진위의 예매율 순위에서는 신작 `키친’을 제치고 4위에 올라 있어 흥행세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독립영화 화제작인 `낮술’은 5일 10여개 스크린에서 첫선을 보인다. 기자 시사회나 일반 관객 대상 시사회 등에서 쏟아져나온 열광적인 반응이 개봉관에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신인 노영석 감독이 1천만원의 제작비로 만든 이 영화는 20대 백수의 `찌질한’ 여행기를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작년 로카르노 영화제에서는 `특별언급’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극장가에는 누적관객수 800만명을 향해 가고 있는 `과속스캔들’과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체인질링’, 350만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조인성ㆍ주진모 주연의 `쌍화점’, 톰 크루즈의 `작전명 발키리’ 등 풍성한 상영작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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