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
  • 경북도민일보
밸런타인데이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9.0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날, 젊음의 축제일로 인식되는 밸런타인데이는 3세기 경 젊은이들을 전쟁에 동원키 위해 결혼금지령을 내려버린 한 로마황제에서 발단되었다. 그때 그 황제의 결혼금지령에 정면으로 항거하며 젊은 연인들을 도왔던 사제 발렌타인(Valentine)을 황제 클라디우스 2세가 처형한 날이 서기 270년 2월 14일이다. 젊은 연인들이 밸런타인을 잊지 않고 이날을 기리기 시작하여 오늘날 축제일이 되었다고 한다.
 검색창을 드나들고 사전을 뒤적여 이런 내력을 알게 되었지만,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쟁을 일삼아 이웃 나라와 종족들을 정복하기 좋아했던 클라우디우스 2세의 본명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클라디우스(MarcusAurelius Claudius)’라는 대목에서였다. 고대 서양사와 인명(人名) 상식에 어두운지라, 이 사람이 바로 그 유명한 명상록을 남긴 로마의 철인 정치가, 그 사람인가 싶어 잠시 뇌리 속이 어지러운 혼돈상태에 빠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만고의 고전 명상록을 남긴 황제는 재위 기간이 서기 161년에서 180년까지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우스(121~180)로, 클라디우스 2세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 식으로 치면 제정 로마시대에 통용된 성씨(姓氏)쯤 되는 모양이다. 밸런타인데이 유래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이날부터 새들이 발정(發情)을 시작한다는 서양 속설에서 유래되었다는 것. 하지만 사제 밸런타인 순교설의 리얼리티가 한 수 위인 것 같다.
 어쨌거나 내일이 밸런타인데이다. 이날 초콜릿을 선물하고 선물 받는 풍습은 약 50여 년 전 일본의 한 제과점이 상술로 퍼뜨리기 시작했다지만 이미 굳혀진 축제 풍습이다. 반드시 젊은 연인들끼리만 아니라 불황으로 힘겨워 하는 남편들에게 아내들이 따뜻한 애정을 담아 삼겹살에 소주라도 한 병 대접하는 것도 밸런타인의 숭고한 사랑 정신에 걸맞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정재모/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