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을 드나들고 사전을 뒤적여 이런 내력을 알게 되었지만,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쟁을 일삼아 이웃 나라와 종족들을 정복하기 좋아했던 클라우디우스 2세의 본명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클라디우스(MarcusAurelius Claudius)’라는 대목에서였다. 고대 서양사와 인명(人名) 상식에 어두운지라, 이 사람이 바로 그 유명한 명상록을 남긴 로마의 철인 정치가, 그 사람인가 싶어 잠시 뇌리 속이 어지러운 혼돈상태에 빠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만고의 고전 명상록을 남긴 황제는 재위 기간이 서기 161년에서 180년까지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우스(121~180)로, 클라디우스 2세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 식으로 치면 제정 로마시대에 통용된 성씨(姓氏)쯤 되는 모양이다. 밸런타인데이 유래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이날부터 새들이 발정(發情)을 시작한다는 서양 속설에서 유래되었다는 것. 하지만 사제 밸런타인 순교설의 리얼리티가 한 수 위인 것 같다.
어쨌거나 내일이 밸런타인데이다. 이날 초콜릿을 선물하고 선물 받는 풍습은 약 50여 년 전 일본의 한 제과점이 상술로 퍼뜨리기 시작했다지만 이미 굳혀진 축제 풍습이다. 반드시 젊은 연인들끼리만 아니라 불황으로 힘겨워 하는 남편들에게 아내들이 따뜻한 애정을 담아 삼겹살에 소주라도 한 병 대접하는 것도 밸런타인의 숭고한 사랑 정신에 걸맞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정재모/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