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부산 고속철 구간에 금간 침목을 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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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부산 고속철 구간에 금간 침목을 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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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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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대구~부산 구간 공사에 금간 콘크리트 침목을 깔아왔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시공 완료된 대구~울산 96.9㎞에 깔린 콘크리트 침목 15만3394개가 모두 불량품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엔  200 ~ 300여개가 불량품임이 드러났으나 이것 뿐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똑같은 제조방법과 과정을 거친 제품이니 당연한 의혹이다. 일파가 만파로 번진 꼴이다.
 침목은 철도의 핵심시설이다. 쾌속으로 질주하는 열차를 떠받쳐 안전 운행을 보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물며 시속 300㎞가 넘는 고속철에서 침목의 중요성은 긴 말이 필요치 않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현황은 어떤가. 콘크리트 침목에 금이 갔음을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금간 침목에 레일을 얹어 볼트로 제아무리 단단하게 죄어본들 모래 위에 짓는 집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불량침목의 원인은 방수성 자재대신 흡수성 스펀지를 사용한 것임이 밝혀졌다. 여름에 흡수된 물기가 겨우내 얼어터진 것이다. 참으로 사람 잡을 제조공법이다.
 고속철 2단계 건설에 들어갈 침목 수량은 모두 35만8000개라고 한다. 이 수량이 모두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졌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아직 생산되지 않았다면 제작공정은 당장 중지돼야 한다. 이미 시공된 침목도 전량 안전조치를 하거나 모두 바꿔야 한다. 불량품임이 드러났는데도 시공과 생산을 계속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울러 감리사와 시공사의 유착 여부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부정과 유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문책과 응징이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사태의 중요성에 비춰 국회는 일련의 대응조치를 시작했다.영천시 북안면 당리 현장을 조사했다. 철도 당국은 나름대로 경주의 감리단 상황실에서 조사단 자체 회의도 가졌다. 뜻밖의 일이 벌어짐에 따라 2단계 공사 기간이 늦어지고 사업비도 늘어나게 될 것이 뻔해 보인다. 그렇다고 겉포장만 그럴듯하게 꾸며 우물쭈물 넘어갈 일은 아니다. 침목 낱개의 건강성이 전로선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의 고질인 `대충대충병’이 도진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된다. 겉치레로 눈을 속이고 뒤탈이 나면 책임 미루기에 급급했던 지난날의 관행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았다는 증거가 이번 불량침목에서 뒷받침 되고 있다. 일은 벌어졌지만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쓸 수는 없다. 철저한 대응책으로 재발을 막아야 하고 공기도 늦어지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불량 침목의 개·보수 또는 새로운 제작에 따른  혈세낭비 또한 당연히 없어야 한다. 이익은 엉뚱한 사람이 챙기고 국민은 그 뒷설거지나 하는 풍토도 이젠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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