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든 인·허가 관련 민원부서 공무원들이 부정을 저지르고 잡혀 들어가는 일은 흔한 일이다. 그렇다 해도 이 정도 직급들이 줄줄이 엮인 사례이고 보면 보통일은 아닌 것 같다. 수사가 시작 단계인데도 이 정도라면 앞으로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 것인지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게다가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의원도 혐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공직자 사회가 온통 구정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꼴이다.
공무원과 시의원까지 이처럼 그물질 한 번에 수두룩하게 걸려든 것은 그만큼 미끼가 먹음직했겠기에 벌어진 일로 생각된다. 수사가 진전됨에 따라 확인되겠지만 이번 뇌물사건으로 잠못이루는 사람들이 얼마나 더 될 것인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이번 사건은 아파트 공사에 국한되어 있는데도 규모가 이처럼 크다. 대형건설 사업이 어디 아파트 공사뿐인가. 경북일대에서 벌이는 갖가지 건설공사는 전례가 없을만큼 덩어리가 크다. 미끼가 그만큼 크고 많아질 것은 뻔한 일이다. 관련 공직자들의 마음가짐이 더욱 단정하지 않고는 배겨내기 힘들 유혹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할 것이다.
공직자들은 해마다 부패 추방을 다짐한다. 그런데도 그 다짐이 귓가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두 손은 뇌물을 챙겨 넣기에 바쁘다. 신체 부위별로 할일이 따로 있는 게 원망스럽달 지경이다.
뇌물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해 `검은 손’이 되었다가 부끄러운 신세가 된 공직자는 한둘이 아니다. 뇌물이라고 챙기고, 임자 없는 돈이니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고 먹성 좋게 덤벼들기로 한다면 공직자란 호칭 자체가 부끄럽지 않은가.
수사는 엄정하고 치밀하게 진행될 것으로 믿는다. 이번 일을 또 한번 각성할 기회로 삼지 않는다면 오리(汚吏)들이 풍기는 악취는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모른다. 법이 물렁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켜주기 바란다. 모법공무원만으로 채울 자리도 부족한 판이다. 썩은 공직자까지 국민들이 먹여 살려야 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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