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길 동행하는 젊은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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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길 동행하는 젊은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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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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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청소년자유학교
대안학교인 이곳 선생님은
한동대 야학동아리 회원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고민하는 열정의 교실

 
 
대부분 대학생들로 구성된 포항 `청소년 자유학교’. 제자들과 비슷한 또래의 자원봉사자  김선진 교사가 양쪽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채 환한 웃음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71@

 “우린 가르치면서 배우는 선생입니다.”
 포항 청소년자유학교(북구 대흥동)에는 특이한 스승과 제자가 함께한다.
 지난 12일, 일반 학교의 수업이 끝나는 오후 6시. 그러나 자유학교는 이제부터 형광지공(?)의 배움이 시작된다.
 20평 남짓한 교실, 이날 검정고시반 출석 학생은 3명, 1교시 국어수업이다. “선생님…오늘 스타일 끝내줘요.” 건강문제로 중2때 자퇴해 자유학교 4년차인 양명주(20)양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정말~ 기분이다. 수업 마치고 떡볶이 쏜다.” 신참 교사 김선진(24·여·한동대 상담사회복지 3년)씨의 재치있는 답변에 수업 분위기는 한껏 올랐다.
 `스승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엄격한 계율과 권위는 이곳에 없다. 교사의 평균연령은 23세. 학생은 20세.
 `동생같은’ 학생들과 `친구같은’ 선생님이 함께 배우는 대안학교다. 이곳의 `어린 선생님들’은 학생이자 교사인 한동대학교 야학 동아리 회원들.
 이들은 학교 담장 밖에 내쳐진 부적응 학생들의 길잡이를 자처했다.
 자유학교 개교부터 교사로 활동중인 정원지(27·한동대 경영경제학 4년)씨는 “패자부활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검정고시, 심리상담, 인성교육 등 다양한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개교한 청소년자유학교는 범죄, 따돌림, 건강, 부적응 등으로 학업을 중도 포기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대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학기 학생 정원은 5명에 불과하지만 교사는 40명으로 인력풀이 상당하다. 특히 이들은 “무작정 선생 노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교사 재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서진(20·여·한동대 상담사회복지 1년)씨는 “솔직히 처음에는 봉사활동 정도로 쉽게 생각했으나 이제는 학생들보다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곳 교사들은 연령대가 학생들과 비슷해 `격’이 없는 것이 강점. 그러나 자유학교 학생들은 깍듯이 이들을 `선생님’이라 부른다. 스승과 제자 사이 신의와 규범은 넘지 않는 것이 이곳의 단 한가지 규율이다.
 김윤규(50·한동대 교수) 교장은 “명문 상아탑도, 쪽집게 과외선생이 있는 유명학원도 아니지만 이곳 교사들은 길 잃은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는 열정의 교육자다”고 강조했다.  /이지혜기자 hok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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