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옥산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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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옥산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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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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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국회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에서 `확인’의 중요성이 뒷받침되는 사단이 벌어진 일이 있었다. 당시 평민당 소속이던 이해찬 의원이  사진 한 장을 들고나와 맹공을 퍼부었다. 시체 3구 앞에서 사격자세로 서있는 군인들 사진이었다. 발언자의 공세는 거칠 것이 없는 듯했으나 결국은 머쓱해지고 말았다. 격침된 간첩선을 벗어나 달아나던 간첩들을 사살한 군인들이 나타난 때문이었다. 사실 확인은 뒷전으로 미룬채 한 건 했다고 나댄 결과였다.
 책임과 관련, 이런 이야기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이다.미군 정찰기가 독일군 진지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대공포화를 맞고 말았다. 정찰원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조종사는 중상을 입은 채 돌아왔다. 그는 정찰원의 카메라를 가리키며 눈을 감고 말았다. 정찰 자료가 수록된 카메라는 큰 전과를 올릴 보증수표나 다름없었다.
 지난 1월 대구는 `다이옥산 수돗물’공포로 뒤숭숭했었다. 감사원이 최근  그 원인을 밝혔다. 경북도와 대구지방환경청이 잣대를 잘못 적용한 탓이었다. 1,4-다이옥산 배출허용량을 여름철 최대 유량 기준으로 잘못 산정해 이 `오답’을  업체에 통보했다는 것이다.때문에 하루 108㎏까지만 배출해야 하는 것이 175㎏까지 허용되면서 다이옥산 농도는 80.65㎍/ℓ까지 높아지게 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은 50㎍/ℓ다.
 잘못은 누구라도 저지른다. 일부러 저지르기도 하고, 일을 해놓고 보니 잘못일 수도 있다.이를 전제로 옮겨 볼 글이 있다.“ 다만 개인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그 잘못을 발견하여 통회하는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과, 어디까지나 자기 잘못을 은폐하고 변명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건호/사람은 잘못을 범할 수도 있다지만> 경북도와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들은 수많은 대구시민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은 잘못을 저지른 뒤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궁금해진다.그때는 어땠고 지금은 어떤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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