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대주고 받는 상(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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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대주고 받는 상(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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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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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5년에 나는 아무 것도 쓴 게 없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상을 받는가 봅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버나드 쇼가 했다는 말이다. 버나드 쇼답다. 슈바이처 또한 그다운 한마디를 했다. 1952년 노벨평화상을 받게된 그는 “병원에 할일이 산더비같은데 훈장 나부랑이나 받자고 시간을 낼 수 있겠는가.”
 정도전(鄭道傳)이 상벌에 대해 나름대로 평가한 글이 전해온다. `상과 벌이,모든 사람들이 공인하는 공과 죄에 따르지 않고 한 개인의 기쁨과 노여움에서 결정된다면 , 상을 주어도 권장되지 못하고 벌준다 해도 징계까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높은 작위와 후한 녹봉은 공이 있는 사람을 대우하는 것이고, 칼과 톱, 채찍과 종아리채는 죄 지은 사람에게 가해지는 것이다. ” <三峯集>
 대구·경북 지역 자치단체들이 지난 2년 동안 돈과 바꾼 상을 24개나 받았다고 한다. 대구 경실련과 참언론대구시민연대가 밝힌 내용이다. 모두가 100만원 이상 돈을 대주고 받은 상들이다. 대준 돈은 도합 3억원이다. 이 가운데 경부지역은 영주시 6개, 의성군·안동시 4개, 문경시·영덕군 2개, 경주시·고령군 1개 씩이다. 이 상을 받느라 영주시는 6270만원, 안동시는 8415만원을 각종 대회 주최 측에 냈다. 이보다는 적지만 나머지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해당 지자체들은 “ 주최측 요구에 따라 홍보비를 예산으로 지출한 것”이라고 했다.
 신석정(辛夕汀)의 `동서남북’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도시 상이란 받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어찌된 풍토인지 우리네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받아야겠다’ 하는 데에서 개우치 않은 시상(施賞) 후문이 남는다.” 그런 것 같다. 전직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는 것도 `퍼주기’의 대가라고 여기는 때문이다. 지자체의 수상도 같은 맥락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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