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民願)을 민원(民怨)으로 만들지 않는 행정을
  • 경북도민일보
민원(民願)을 민원(民怨)으로 만들지 않는 행정을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9.0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정단위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민원은 늘 떠나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또한 민원의 내용도 갖가지이고 보면 모든 행정부서가 민원처리에 매달리느라 일손이 달릴 정도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하나 행정기관의 업무처리가 주민 위주로 매끄럽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의구심이 앞선다. 어제 날짜 지역 신문에 보도된 사례 2가지를 눈여겨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굳어진다.
 포항 장량지구 택지개발 사업은 지난 2006년 11월 시작됐다. 그 뒤로 비포장 진입로에서 날리는 먼지, 통행불편으로 말미암아 주민들이 생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고층아파트 건립에 따른 조망권 문제, 마을 고립 문제도 제기됐다. 게다가 성토공사로 지형의 높낮이가 뒤바뀌어 장마철을 앞두고 물난리 걱정에도 휩싸여 있는 형편이다. 보도된 내용을 보면 하나같이 아파트 공사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문제들이다. 대한주택공사는 이제껏 얼마나 많은 아파트 공사를 해왔는가. 그동안 쌓은 경험이라면 이런 종류의 문제는 사전에 조정하고 풀 수 있는 역량도 비축돼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꼭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대책을 검토해야 하는 체질이 돼버렸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경주 안강읍 레전드 골프클럽은 준공을 마치고 오는 23일 전면 개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웃 주민들은 골프장 조성 공사 때 무리한 발파 작업으로 주변 건물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하수 고갈에 따른 영농 차질 문제도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골프장에 이웃한 사찰 대흥사는 대웅전을 비롯한 전체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벌이고 있다. 골프장 쪽에서 발파에 따른 책임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말대로인지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경주시 관계 공무원은 “잘 말해서 보상금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골프장 책임은 전혀 없음을 전제하고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니 보상금 몇 푼 받도록 해줄 테니까  잠잠히 있으라는 말 같이만 들린다. 듣자하니 참으로 가관이다. 이렇듯 뻣뻣한 자세로 일하고 있으니 문제가 안 일어난다면 되레 이상한 노릇이다. 골프장 조성 공사에 따른 문제는 거의 틀이 짜여져 있다시피 할 것이다. 경주 일대에 골프장이 얼마나 많은가.
 민원이 아파트나 골프장 공사와 관련된 것뿐이겠는가. 어떤 내용이 됐건 민원(民願)이 민원(民怨)으로 악화돼  일이 더 커지는 행정은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도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