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영화`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간담회
“저도 그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양복 입고 단화 신고 4000m를 올라가 본 사람을 저밖에 없을 겁니다.”
배우 최민식<사진>이 2005년 `주먹이 운다’와 `친절한 금자씨’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한 전수일 감독의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이 그것이다.
아내와 아이를 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지만, 실직하고 동생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다 죽은 네팔 노동자의 유골을 전해주기 위해 히말라야로 떠나는 역할을 맡았다. 이름은 없고 성만 최라고 나온다.
29일 오후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민식은 “유골을 전달하는 데 예의를 갖추려고 양복을 챙겨 입었는데, 고산지대 날씨나 지형에 대한 정보를 챙기고 준비했다면 등산화라도 갖추고 갔을 것”이라며 “(영화 속 주인공은) 네팔 노동자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보다는 그저 떠나고 싶었던 남자”라고 소개했다.
“실제 여행가는 기분으로 촬영했습니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헌팅을 갈 때 같이 가보고 싶기도 했는데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그 땅에 발을 디뎠을 때 느껴지는 바람 냄새와 느낌이 중요한 요소였거든요.”
네팔 여행을 두 번 다녀온 전수일 감독이 작은 이야기로 엮어보자고 한 데서 영화가 시작됐고 시나리오를 본 최민식이 출연을 자청했다.
최민식을 제외한 모든 출연진은 현지 주민들이다. 최민식은 촬영이 끝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 “화로에서 타던 소똥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함께 했던 현지민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 여배우는 전도연씨 닮지 않았던가요? 저는 처음 보고 도연이가 생각나더라고요. 꼬맹이도 잘 있나 궁금하고, 짐을 날라 줬던 많은 셰르파…. 그 친구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영화를 무사히 마무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겁니다.”
오랜 공백기에 최민식은 “여러 가지를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거창하지만 세상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더군요. 또 많은 일이 저를 가르쳐 주고요. 오히려 편안하게 만들어 준 것도 같습니다. 히말라야에 도 닦으러 간 건 아닌데, 저를 편안하게 해주는 작업 중 하나였습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이 영화는 지난 1월 발족한 한국예술영화관협회의 첫 배급작이다. 또 7월 체코에서 열리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받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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