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고용 버팀목 상장사…감원율`제로’
  • 경북도민일보
든든한 고용 버팀목 상장사…감원율`제로’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9.0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가총액 상위사“무풍” 일부는 종업원 늘리기도
안정적으로 보기엔 일러…하반기도 고용 힘들 듯

 
 1998년 외환위기의 학습효과 때문일까. 전후 사상 최악이라는 경기 침체기에도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대대적인 인력 감원 태풍은 몰아치지 않았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인원 감축폭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1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중·대형 기업들이 고용인력을 지난해 금융위기 발생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고용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하지만 한계기업이 많은 비상장사들까지 포함하면 전체 고용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또 국내 경제가 `L’자형의 장기 침체 패턴을 보이게 되면 기업 경쟁력 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시총 상위사, 구조조정 `무풍(無風)’?
 11일 증권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중·대형사 위주로 구성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03곳의 종업원 수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인작년 9월 91만3130명에서 올해 3월에는 91만837명으로 2293명(0.25%) 감소했다.
 소형 업체들이 주로 포진한 코스닥시장 944개 상장사가 같은 기간 19만1608명에서 18만5284명으로 3.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유가증권시장은 혹독한 인력 구조조정에서 서너발짝 비켜났다. 시가총액 상위 15개사로 국한하면 감원율은 0.1%로 현저히 낮아진다.
 시총 10위인 LG디스플레이가 작년 9월 1만8천55명에서 올해 3월에는 2만526명으로 채용을 늘린 것을 비롯해 KT&G(8.89%), LG(5.97%), SK에너지(5.27%) 등은 종업원수를 오히려 늘렸으며, 인력을 줄인 곳은 삼성전자(-3.27%), KT(-2.51%) 등 일부에 불과하다.
 두산이 3천905명에서 1천840명으로 인력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마저도 주류사업, 테크팩 사업부문을 매각한데 따른 인력 이동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감원보다는 고용유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대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호황에 대비해 우수한 인력을 유지하는데 힘쓰는 등 인력 관리의 방향이많이 달라졌다”며 “외환위기 당시의 대규모 정리해고 등 혹독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에 힘쓰고 고용형태를 일용직, 파견직 등으로 다변화한 점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손꼽히는 기업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인력구조를 슬림화하고 있어 나중에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 업종별 편차 적어…구조조정 대상인 조선·건설업은 증가
 업종별로는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창업투자 및 종금이 종업원 수를 14.43% 줄인 것을 포함해 복합산업(-12.66%), 종이및목재(-11.94%), 레저용품(-9.95%), 도소매(-9.47%) 등에서 인원 감축폭이 컸지만 전체적으로는 편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두산, 효성, SK네트웍스 등이 포함된 복합산업 업종의 인력 감소는 두산(-52.88%)이 주도했다. 종이및목재, 레저용품, 도소매 등은 내수시장이 위축된 탓이 컸다.
 반면 백화점(9.21%), 게임소프트웨어(6.27%), 온라인쇼핑(4.18%) 등은 인력 규모가 더 커졌으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되는 조선(2.07%), 건설(2.99%) 등도 지난해 금융위기 발생 이전보다 종업원 수가 늘었다.
 하이투자증권 민영상 연구원은 “과점화되고 있는 백화점 시장은 롯데, 신세계 등이 매장 수를 오히려 공격적으로 늘리는 등 외형성장에 치중하면서 종업원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상반기 들어 내수시장이 빠르게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내수중심 업종들의 인원 감축폭이 우려와는 달리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건설 업종도 아직은 구조조정 대상자를 선정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하반기까지는 고용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낙관 어렵다”…고용시장 여전히 `한겨울’
 상장사의 고용 유지를 전체 고용시장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용의 핵심계층을 이루는 임금근로자의 일자리가 유지됐지만,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고용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서 5월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1만9000명이 급감한 가운데 임금근로자는 7만9000명 늘어난 반면 비임금근로자는 29만8000명 줄면서 감소세를 주도했다.
 또 상반기에 시작된 조선·해운 및 건설업계 구조조정은 주로 중소형 비상장사가대상이 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임종석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2월 기준 한국선주협회에 등록된 164개사를 포함한 180개 해운선사 가운데 상장업체는 대기업 5곳을 포함해 모두 8개사에 불과하다”며 “상장사만을 기준으로 전체 업계가 구조조정 위기를 극복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쌍용차 등 최근 들어 구조조정에 착수한 업체도 적지 않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고용담당 연구원은 “3월이 원래 채용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사의 고용 실적은 기대치에 밑도는 수치일 수도 있다”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아직 시작도 안 된 상황인 만큼 하반기까지 고용이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