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청하면 7급 공무원이 공금을 `꿀꺽’하고 달아나 버렸다. 포항시의 회계감사가 시작되자 잠적해 버렸다고 한다. 이 공무원은 39차례에 걸쳐 3억4000만원을 빼내고, 14차례 돈을 넣었다는 데 채워넣었다는 돈은 7247만원 뿐이라는 이야기다. 이 마저도 정확한 금액은 아니다. 4개 계좌를 혼자 주무르며 돈을 빼먹는 데만 열중해서 서류를 제대로 갖춰놓지도 않았다니 그렇다. 시쳇말로 `먹튀’한 돈보따리가 훨씬 더 클지도 모르겠다.
이번 횡령 사실은 포항시의 자체 회계감사에서 밝혀졌다. 일을 저지른 공무원이 주식투자를 한데다 사기까지 당해 곤경에 빠져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게 된 것이 계기라고 한다. 모르고 있었으면 속 파먹은 수박같이 만들어 놨을지도 모를 일이니 그나마 다행인가. 견물생심(見物生心)이더라고 도덕성이 빈약한 사람에게 떡덩어리를 맡기니 고물은 내차지라는 흑심이 생기는 것 아닌가.
포항시 산하 면직원들의 공금횡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에도 동해면사무소와 신광면사무소에서 억대 횡령사건이 들통났었다. 이번 사건은 예산조기집행 실적 경쟁 때문에 횡령규모가 커진것이라는 추축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곳이라고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는 것은 아닌가. 포항시는 이런 일이 터지면 으레 `청렴서약’이란 걸 한다. 아파트 인허가를 둘러싼 비리가 터져 포항시 공무원들이 `다짐’이란 것을 한지가 불과 얼마전이다. 이번에도 또 `서약식’을 가지려는지 궁금해진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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