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내각과 참모들의 무능과 무기력이 극에 달했다. 대통령 정상외교 성과를 `뻥튀기’ 하려다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는가 하면, 자원외교를 벌인답시고 엉터리 계약을 맺어 국고에 손실을 끼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급기야 한승수 총리 아들 부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졌다.
이 대통령이 유럽을 순방 중이던 지난 12일 청와대와 방통위는 `에릭슨이 한국에 15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 된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 정부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발표에 놀랐다. 에릭슨 회장이 이 대통령과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다”는 에릭슨측 기사를 실은 것이다.
양측 실무진 만남에서 에릭슨 측은 “협력 사업 규모가 15억 달러가 될 수 있고, 20억 달러가 될 수 있다”며 비공식적으로 언급했는데, 실무자들이 성과에 급급해 15억 달러 투자 방침이 정해진 것처럼 발표한 탓이다. 그러자 청와대는 “12일 면담에선 투자금액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근거 없는 수치는 아니다”고 변명했다. 국제적으로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순방길에 `북한을 경유한 천연가스 도입’을 발표했다. 북한측 동의도 없었고, 북한이 동의할리 만무한 계획이다. 또 2월에는 이라크 유전 개발사업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두 달 뒤 이라크는 유전 개발에 한국 참여를 배제시키겠다고 한국에 통보했다. 무능한 건지, 속은 건지 가가 막힐 뿐이다.
한승수 총리가 자원외교 최대 성과라고 홍보한 카자흐스탄 자원 개발도 `엉터리 협상’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8500만 달러’에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밝혔지만 감사원 감사결과 실제 계약 액수는 14배 가까이 늘어난 11억7000만 달러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유 가격이 가장 비싼 시점에 `사이드 머니’까지 퍼주며 계약한 결과다. 그래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여기까지는 관료와 참모들의 무능 때문이라고 치자. 미국에 유학중인 한 총리 아들 부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0억 원의 주식을 사들인 것은 뭘로 해명할 것인가. 유학생 부부가 20억 원이라는 거액이 어디서 났는지, 국내 주식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도 궁금하다. 한 총리는 “분가한 아들의 재산상황을 모른다”고 해명했다. 그걸 믿는 국민이 있을까? 이 대통령 주변의 인적 대척결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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