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우크라이나에`협상공간’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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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우크라이나에`협상공간’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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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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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對러시아 압박 속 `외교해법’본격 모색

 군사적 충돌위기로 치닫던 우크라이나 사태에 조심스럽게 `협상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인근에 실전 배치된 군부대를 원대 복귀시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미국이 외교적 해법을 본격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을 겨냥한 제재 기조는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있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포석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의 4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방문은 이 같은 미국의 대응 기조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케리 장관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공식 확인하면서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 군대의 파병을 `침략’이라고 공식 규정했다. 이어 “러시아가 긴장 완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우방국가들도 러시아를 정치·외교·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케리 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대치를 원하지 않으며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합법적인 이익을 추구할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개입을 계속할 경우 서방과 함께 고강도 제재에 나서겠지만 대화 테이블로 나온다면 얼마든지 외교적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본국에서 보조를 맞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의 한 학교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는 서방과 러시아 모두의 친구가 될 여지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지난 2일 `외교적 해법’이 최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외교적 해법 모색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크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러시아로서는 과도한 패권확장 드라이브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워낙 큰데다 경제적으로도 심상찮은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러시아의 군사개입 움직임을 저지하는데 현실적으로 `힘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지칠대로 지친데다 국방예산까지 부족한 상황에서 또다른 전쟁에 나설만 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럽 안마당’에서 벌어지는 사안에 미국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데 대한 내부 비판론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당분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러시아 사이의 중재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과연 의미 있는 `대화국면’으로 이어질지는 물음표다.
 푸틴 대통령이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대해 `지분’을 인정해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발신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의 중앙정부 권력장악을 `반(反)헌법적 쿠데타’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이미 실권을 잃은 야누코비치를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어 추후 군사개입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앞으로 협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중앙정부의 `정통성’을 문제삼아 군사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 내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3일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의 연례 정책 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무기력한 외교정책으로 인해 누구도 미국의 힘을 믿지 않게 됐다”고 비판했다. 린지 그레이험(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CNN에 나와 “오바마가 너무 약하고 우유부단하다”며 “오바마가 너무 푸틴에 고분고분했던 것이 러시아의 군사개입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언론과 전문가 그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 보다 분명한메시지를 발신하고 유럽에 대한 안보공약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외교의 원로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과 서방은 즉시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를 정통성 있는 정부로 인정해야 한다”며 “서방이 그냥 방관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무너진다면 루마니아와 폴란드, 발틱해 국가들이 위협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헤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같은 신문의 칼럼에서 “미국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안보 공약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해서는 G8(주요8개국) 회원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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