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데뷔 16년… 이렇게 오래 노래한 게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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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데뷔 16년… 이렇게 오래 노래한 게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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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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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현, 세월호 참사로 앨범발매 무기한 연기… 기다려온 팬 위해 수록곡`그다음 해’만 공개

 지난달 16일 오전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에서 가수 박정현<사진>의 새 미니앨범 `싱크로퓨전’(SYNCROFUSION) 간담회가 열렸다.
 새 앨범은 박정현이 함께하고 싶은 음악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인터뷰도 변화와 일탈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들려준 타이틀곡 `더블 키스’(Double Kiss)는 일렉트로닉 요소가 가미된 빠른 템포의 노래로 박정현은 뮤직비디오에서 상큼한 단발로 변신하고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 시간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다음 날 박정현은 지난달 18일로 예정된 앨범 발매를 잠정 연기하고 애도에 동참했다. 2주간 심사숙고 끝에 앨범 발매는 무기한 연기하되 그동안 기다려 온 팬들을 위해 지난달 30일 수록곡 `그다음 해’만 싱글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윤종신·포스티노의 작곡팀 `팀89’와 만든 이번 앨범에서 `그다음 해’는 유일하게 느린 템포의 팝 발라드다. 박정현은 이들과 함께 자유롭게 창작하는 과정에서 하룻밤 사이에 이 곡을 작곡했고 윤종신이 절절한 가사를 더했다. 오래 만나 온 연인들이 영원한 만남을 약속하는 노랫말과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 사운드가 특징이다.
 박정현은 “종신 오빠에게 가사를 부탁했다”며 “오랫동안 버틴 커플의 이야기더라. 내가 그런 경험이 없어서 너무 간절하다고 투정도 부렸다. 그런데 노래할수록 가사에 공감이 가고 깊은 감정을 느끼게 되더라”고 소개했다.
 독특한 색깔의 뮤지션들과 콜라보레이션(협업) 시리즈를 계획하며 첫 만남으로 팀89를 선택한 건 남다른 인연이 있어서다.
 윤종신은 박정현의 데뷔곡 `나의 하루’를 작사·작곡해 그를 알앤비(R&B) 신성으로 발돋움시켰다.
 “솔직히 친한 사람들과 작업해보고 싶었어요. 또 요즘 팀89의 음악이 돋보이더라고요. 종신 오빠뿐만 아니라 포스티노도 저와 함께 합주를 했고 일본 투어도 한 인연이 있죠. 오래 알아온 친구로 그간 각자의 길로 갔다가 이 시점에서 만나면 새로운 작업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다음 해’는 2012년 6월 발표한 8집 `패럴랙스’(Parallax) 이후 2년 만의 신곡이다.
 그는 그간의 근황에 대해 “2012년에는 MBC `위대한 탄생’ 심사를 맡고 전국투어를 한 뒤 연말에는 김범수와 합동 공연을 하는 등 굉장히 바빴다”며 “그러나 지난해에는 무엇보다 휴식이 필요했다. 이전 2년 동안 달리다 보니 오래 음악 하려면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더라. 그래도 안산밸리록페스티벌에 참여하고 YB와 함께 싱글을 내고 공연도 했다”고 말했다.
 2011년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여성 디바’로 재조명된 그는 최근 KBS 2TV `불후의 명곡’의 `이선희 편’에도 출연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보컬 실력을 널리 인정받았고 여러 후배의 롤 모델로 꼽힌다. 그는 아직 후배 양성에 대한 자신은 없지만 `위대한 탄생’에서 멘토로 출연하며 `이제 후배를 챙겨야 하는 위치가 됐구나’, `누나, 언니, 선배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고 했다.
 그는 “나도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해 휘트니 휴스턴이 롤 모델이었다”며 “반대로 후배들이 날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다. 후배들을 만날 때면 음악 하면서 보람을 느낀 얘길 많이 해준다. 특히 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1998년 데뷔해 지난 16년간 큰 기복 없이 순탄하게 활동을 이어온 듯 보였지만 그 역시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인 그는 1996년 가수의 꿈을 이루고자 한국 땅을 밟았다.
당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극영화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으나 한국에 오며 휴학했고 이후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창작작문과(영문과)로 편입해 2010년 졸업했다. 그는 이 기간 음반 활동이 끝나면 학업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초창기에는 가족이 미국에 있으니 외로워서 집에 가고 싶을 때가 많았어요. 또 음악이 안 나와 절망을 느낄 때, 너무 무리해서 목이 아플 때면 이렇게 자극적으로 사는 건 아닌 것 같아 힘들었죠. 그러나 `포기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오래 노래한 게 놀라워 믿어지지 않아요. 하하.”
 그는 “옛날부터 축복받고 있다는 생각으로 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축복받는 만큼 노력하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게 이뤄진다. 난 실패도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통해 뭔가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좋은 일이라고 여긴다”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내비쳤다.
 덕분에 음악적인 욕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 뼘씩 커진 듯했다. “요즘은 힙합에 관심이 있다”며 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으로 래퍼 빈지노를 꼽았다.
 그는 “힙합은 가요 안에서 가장 잘 발전한 장르인 것 같다”며 “살짝 망설여지는건 힙합에 자신이 없다는 점이다. 그간 힙합 가수들이 보컬 피처링을 많이 부탁해 참여만 했을 뿐이다. 그래서 요즘 힙합을 열심히 듣고 있다. 최근 빈지노의 음반에 빠진 적이 있는데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힙합 외에도 록, 모던록 뮤지션과도 작업해 보고 싶다”며 “한층 도전적으로 극과 극적인 협업을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원 발표에 이어 그는 5월 9~11일, 16~18일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을 시작으로 전국투어를 진행한다.
 “소극장 분위기로 가보려 해요. 오랜만에 작은 공간에서 하니 저와 연주팀이 마치 하나의 밴드인 것처럼 음악을 들려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아늑한 시간으로 꾸밀 겁니다.”
 꿈꾸는 무대가 있느냐는 말에 살짝 뭉클한 답변을 내놓는다.
 “우리 가족이 참석할 수 있는 무대요. 단독 공연할 때 미국의 가족이 모두 와서 봤으면 좋겠어요. 지금 소망하는 것도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이 오랫동안 건강했으면하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가족에게 힘이 될 환경이 계속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갈수록 가족을 챙기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골드 미스’인 만큼 자신의 가정을 꾸리는 미래도 그려볼 터.
 그는 “친구들도 결혼해서인지 생각은 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계획하고 있지만 억지로 의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또 “어린 시절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 출연하는 꿈이 있었는데 이젠 시간이 지나 미스 사이공을 하기에 나이를 먹었다”고 웃어 보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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