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여객선 세월호 참사는 인재(人災)가 분명하다. 그 중에서도 구조를 책임진 해경(海警)의 책임은 하늘을 찌른다. 세월호가 2시간 이상 바다에 떠있었는데도 구조를 게을리 하는 바람에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왔다. 왜 해경이 존재하는 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해경의 책임은 무능과 무책임만이 아니다. 해경을 둘러싼 부정과 부패의 검은 그림자가 너무 짙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생들을 선실에 방치한 채 자기들만 살겠다고 배를 빠져나온 선원들을 해경이 한 모텔에서 지내게 함으로써 입을 맞출 기회를 준 것이다. 침몰 원인을 규명해야 할 해경이 범죄자들을 합숙(合宿)시켜 증거 인멸을 도운 격이다.
해경은 사고가 난 지난달 16일부터 이준석 선장과 선원 10명을 전남 목포시 죽교동의 모텔에서 지내도록 했다. 이들은 구속될 때까지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모텔에서 잠을 잤다. 해경은 “선원들이 자유롭게 대화하기 어렵도록 감시했다”고 했지만 한 모텔에서 그게 가능했다고 믿을 바보는 없다. 그 결과가 “승객들에게 배에서 탈출하라고 알렸다”거나 “승객 구호조치를 했다”는 등 승무원들의 거짓이다. 결정적인 것은 이용욱 해양경찰청 정보수사국장이 세월호 모회사인 세모그룹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이 국장은 세모그룹 모체인 구원파 유병언 회장의 직계다. 그는 유 회장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은행대출을 받아 유 회장을 도운 구원파의 중심인물이었다. 이 국장은 김대중 정권 때 해경에 `특채((特採)’ 됐다. 말하자면 세월호 선주(船主)인 구원파 유병언 회장의 손발이 세월호 침몰 수사를 총지휘했다는 결론이다. 심지어 해경은 이준석 선장을 해경 경찰관의 아파트에서 잠을 재우기까지 했다. 해경은 “도망가지 못하게 감시하고 모텔 앞에 진을 친 취재진을 피하려 경찰관 아파트에 데려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300명이 넘는 학생들을 희생시킨 선장을 해경이 귀빈 대우한 것이다. 도대체 해경과 선장, 나아가 세월호 선주와 무슨 관계이기에 이처럼 끈적거리는 유착이 이뤄진 것일까? 선장을 해경 집에서 재운 것은 해경간부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을 때 해경 경비정은 겨우 1대가 출동했을 뿐이다. 그것도 10분이나 대기한 끝에 고무보트 1대를 출동시켰다. 세월호가 침몰을 시작하자 그 고무보트마저 위험하다며 대피하고 말았다. 이런 해경이 왜 존재하는지 기가 막힐 뿐이다.
해경이 위험하다며 고무보트를 대피시켰을 때 어선 3척이 구조에 나섰다. 그럼에도 해경은 경비정 20척을 보내 구조 중이라는 엉터리 발표를 했다. 승객 한 명이 객실 유리창을 두드리며 간절히 구조를 호소했지만 해경 경비정은 무심하게 현장을 떠난 동영상에 국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이런 해경이 왜 필요할까?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해경이 가장 먼저 구조한 승객은 선장과 승무원이다. 해경이 침몰하는 여객선에서 가장 먼저 구출해야 할 사람은 승객이다. 그 결과 선장과 승무원은 살았고 승객 300여 명은 희생됐다. 이런 해경이 우리나라에 필요할까? 이런 해경이라면 당장 해산해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새로 구성해야 한다. 선장이 아니라 승객부터 구하는 해경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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