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 `마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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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마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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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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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뚜기를 보면 매우 강인할 것 같다. 첫 인상이 이런 것은 툭 불거져나온 두 눈과 튼튼한 턱 탓일 거란 생각이 든다. 메뚜기 떼가 한번 날아들기 시작하면 그해 농사는 거덜나고 만다. 농작물 뿐만 아니고 녹색 식물은 남아나는 게 없다. 암메뚜기는 배끝에 산란관이 있어서 땅 속에 구멍을 파고 알을 낳는다.
  구약성경에 메뚜기 재앙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로도 그렇다. 재앙을 일으키는 메뚜기는 보잘 것 없는 약자를 일컫는 말로도 기술돼있다. 가나안땅 정벌에 앞서 파견한 정탐병들이 돌아와서 했다는 보고가 그렇다. 원주민들의 거구에 놀란  정탐병들은 자신들의 작은 몸집을 `메뚜기’에 비유해 겁먹은 귀환 보고를 했다.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메뚜기의 두 얼굴이라고나 할까? 메뚜기를 해충으로 여기는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 나라의 메뚜기는 `친환경 곤충’으로 대접받는다. 먹을거리가 되기도 하니 친밀감이 더 하다.
 안동에 공룡만큼이나 큰 메뚜기가 나타났다. 길이 36.2m,높이 28.2m이니 기네스북에 오를 만 한지 궁금해진다. 이 초대형 메뚜기가 안동시 농업기술센터 옥상을 통째로 뒤덮은 채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기세다. 설마하니 내년 6월 준공될 10억 원 짜리 건물을 잎파리 먹치우듯 하지는 않겠지만 녹색체험생태공원의 볼거리가 될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미슐레의 `곤충기’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모든 종류의 식물에는 적어도 세 가지 종류 가량의 곤충들을 기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세상엔 36만종의 곤충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재 알려진 곤충의 종류는 60만종 가량 된다고 한다.) 생태공원이 곤충박물관은 아니니 이토록 많은 곤충 모형으로 채워놓지야 않을 게이다. 그렇다해도 공룡 크기  메뚜기는 `마루지’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마루지는 `랜드마크’를 다듬은 우리말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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