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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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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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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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달력을 만들어 쓴 것은 기원전 2000년경부터라고 하지만 그 기원에 대한 확실한 기록은 현재로서는 전하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중세에 이르러 달력보급이 보편화했다고 한다. 중세의 달력에는 날짜 외에 해돋이, 해넘이, 달의 차고 기울음, 조수간만, 운세 따위를 적어 넣었다. 이런 까닭에 달력은 이미 그때부터 가정의 필수품이었다.
 예로부터 집집마다 반드시 있어야 했기에 달력의 수요는 안정적이었다. 그래서 달력 제작은 인쇄업자의 사업으로는 실패할 위험성이 가장 적은 일거리이기도 했다. 식민지시대 미국에서도 여러 종류의 달력이 출판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이 1732년부터 만들어 시판한 `가난한 리차드의 달력(Poor Richard′s Almanac)’은 유명하다.
 그는 영국을 비롯한 여러 외국의 속담이나 격언을 모아서 특유의 간결하고도 힘찬 표현으로 고쳐 달력의 여기저기에 한두 가지씩 넣었다. 이것이 크게 인기를 얻어 그 후 25년이란 긴 세월 동안 매년 1만부 안팎으로 계속 팔렸다. 미국 식민지시대의 출판물로서 이처럼 팔린 사례는 그리 많지 않으며, 이로써 프랭클린은 큰 부자가 되었고 사회적으로 출세할 발판도 만들었던 거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달력을 돈 주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업들이나 단체들이 홍보용으로 많이 만들어 배포하기 때문에 남아돌 지경이다. 그러나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우리 농가에서는 한 장에 열두 달이 다 들어 있는 `국회의원달력’밖에는 달력 구경하기 어려웠다. 연말이면 반장이 나눠주던 그 잉크냄새 물씬 풍기던 농가필수품 `국회의원달력’은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시중에 벌써 경인년 달력이 선뵈기 시작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때 이른 세모의 허허로움과 함께 문득 한 장짜리 `농사달력’에의 향수가 알싸하게 밀려오는 입동(立冬) 절기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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