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고백 등대
  • 경북도민일보
사랑고백 등대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9.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래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을 꼽으라면 `사랑 노래’일 것이다. 노래방에 가서 부를 노래를 고르려고 목록을 뒤적이다보면 `사랑’이란 제목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작곡·작사가 치고 `사랑 노래’한두 가지 만들지 않은 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제목이 `사랑’이 아니라도 그 내용이 사랑인 것은 또 얼마나 많고.
 시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시에 곡을 붙여 사랑노래를 만든 것 또한 많지 않은가. 꼭 악보가 딸린 노래가 아니라도 사랑의 표현법은 끝이 없을 것이다.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도 있고, 사랑하면 행복해진다는 말도 있다. 이참에 유치환의 `행복’을 옮겨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포항 구항 방파제등대가 `사랑 고백 등대’로 탈바꿈했다. “선영아 사랑해-영원한 등대처럼♥” - 맛보기로 비춰준 사랑고백 문구다. 한때 서울시내 지하철 전동차량에 써붙이고 다니던 `선영아  사랑해’가  포항 구항 방파제등대에도 등장한 셈이다. 이벤트를 만들어 사랑 고백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 앞으로 등대를 이용해 `감동 먹게 하는’이벤트성 사랑 고백이 볼거리를 이룰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거함(巨艦)이 앞을 막고 있는 물체가 등대인 줄도 모르고 `방향을 10도 틀어 운항하지 않으면 발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던가. 세계에는 많고도 많은 등대가 밤바다를 비춘다. 초기의 등대는 낮은 탑 위에 철제 그릇을 올려놓고 나무를 태워 선박의 항해를 도왔다. 포항 구항의 사랑등대는 LED 전광판을 쓴다.여기에 색과 음악까지 곁들여 달콤한 분위기를 살린다. 이제 등대 벽면에 써대던 사랑고백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인가. 
 김용언/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