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시 포항의 도로가 곤죽 같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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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도시 포항의 도로가 곤죽 같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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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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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시의 도로엔 언제나 불안이 가득하다. 큰길이 느닷없이 푹 꺼져 구덩이가 생기는가 하면 울퉁불퉁한 도로면이 그대로 팽개쳐져 있는 까닭이다. 이런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기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요행수는 없다. 지난 6월 하순 포항시 남구 청림동 31번 국도에서 달리던 대형 덤프트럭이 갑자기 생긴 1.5m 구덩이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난 일이 있다. 포항시가 오수관 공사를 한 뒤 뒷마무리를 엉성하게 한 탓에 땅이 푹 꺼져 일어난 사고였다. 부실 행정의 생생한 증거로 두고두고 기억될 사고다.
 1.5m 구덩이는 아니지만 이를 연상케 하는 도로는 많다. 차량이 곡예하듯 달릴 수밖에 없는 요철(凹凸)도로다. 포항시 흥해읍 흥안리 롯데칠성 영덕대리점 앞 2차선 도로가 그 현장의 하나다. 시도 8호선인 이 도로는 내리막 급커브 500여m 구간이 극심하게 패어진 채 방치돼 있다. 이를 피해가려는 차량은 중앙선을 침범하게 된다. 곡예운전이 일상사가 돼버린 도로의 모습이다. 더구나 이곳은 동해안 7번 국도와 칠포해수욕장을 잇는 도로인데도 이 지경이다.
 포항시 불량도로의 표본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철강공단도로를 첫 손꼽는다. 요철도로에 누더기 땜질 도로로 악명 높기 때문이다. 무거운 철강재를 싣고 달리는 대형 화물트럭들은 울퉁불퉁한 도로 탓에 항상 사고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화물트럭 뿐인가. 승용차라고 마구 파손된 도로에서 안전할 수는 없다. 이곳에서 타이어가 펑크나는 일은 이제 얘깃거리도 안될 만큼 흔한 일이 돼버린지 이미 오래다.
 철강공단도로의 말썽은 어제오늘 일어난 일도 아니다. 해묵은 과제다. 그런데도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예산 부족 탓이라고 한다. 연간 1억 원에 지나지 않는 예산은 땜질공사비용 밖에 안된다는 얘기다. 애초에 튼튼한 도로를 건설했더라면 벗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철강공단도로의 특수성을 감안해 특수자료를 써서 건설하지 않은 후유증에 톡톡히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포항은 철강 도시다. 철강으로 일어선 도시의 도로가 왜 이리 곤죽과 다름없어야 하는가. 이제부터라도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제까지 해마다 1억 원씩 들어간 예산을 합치면 고강도 도로를 건설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땜질행정은 미달 행정이다. 땜질 도로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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