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춤추는 회의’와 엇비슷한 일이 지난 9일 영주에서 벌어졌다. `경북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였다. 이름은 길지만 회의는 열매를 맺지 못했다. 회원인 자치단체장 15명 가운데 달랑 3명만이 참석한 탓이다. 이 바람에 회의 안건인 새 회장단 선출은 강풍과 함께 날아가 버렸다.
인류역사를 통틀어 생산된 사과 가운데 이름을 남긴 사과가 몇개 있다. 종교와 얽힌 사과는 제쳐놓더라도 빌헤름텔의 사과,뉴턴의 사과 같은 것들이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착상했다는 뉴턴은 매우 너그러운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어느날 애견이 책상위에 올라와 중요한 수식을 가득 적어놓은 종이 위에 잉크병을 뒤엎어버렸다. 그런데도 뉴턴은 화를 내지 않았다. 기껏 했다는 소리가 이랬다고 한다. “아하!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너는 모르겠지?”
경북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는 사과 재배면적이 300㏊이상인 지자체들의 모임이다. 해마다 5억원을 모아 홍보행사를 벌이긴 하나 판매실적을 올리는데는 그다지 이바지 하는 게 없는 모양이다.그러기에 회장단 선출도 못하는 협의체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 협의체가 홍보행사에나 돈을 뿌리는 모양새가 비엔나의 춤추는 회의를 떠올린다. 뉴턴이 살아있다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시장 군수님들,당신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지요?” 김용언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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