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 깔끔하고 웃기거나 더럽고 무섭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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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 깔끔하고 웃기거나 더럽고 무섭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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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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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추노’ 저잣거리 저열한 추노꾼 천지호역 맡아… 대길과 밥그릇 싸움
 
 “완전한 악역이라고 해서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맡으니까 좀 재미있게 해줄 수 없느냐는 거예요. 솔직히 화가 좀 났죠. 그래도 어떻게 해요. 약간 양념을 쳤죠.(웃음).”
 KBS 2TV `추노’가 지난 21일 6회에서 시청률 33.7%를 기록하는 등 안방극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저잣거리의 저열한 추노꾼 천지호 역을 맡은 성동일(43·사진)의 연기가 화제다.
 천지호는 이가 까맣게 썩고, 수시로 발가락을 만지는 더러운 모습에 낮게 깔린 음성,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산한 기운으로 공포심을 준다. 그러나 동시에 시치미 뚝 떼고 허풍을 탕탕 치고, 불리할 때는 한껏 치사해지는 모습 등으로 큰 웃음도 준다. 평생을 밑바닥에서 구르고, 돈을 받고 도망친 노비를 잡아오는 일을 하면서 한껏 악랄해진 그는 오로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짐승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 천지호를 코믹 연기의 달인인 성동일이 `원래 이게 내 모습’이라고 하는 듯 잘 표현해 내고 있다.
 “그래도 천지호가 짐승은 아니고 인간이죠. 하하. 평상시 미친놈처럼 굴지만 나중에 보면 부하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해요. 물론 그 모습도 괴기스럽게 보이긴하지만. 천지호는 무서울 때는 소리를 안 지릅니다. 오히려 목소리를 낮게 깔죠. 그래서 가성을 쓰느라 좀 피곤합니다. 상대를 위협할 때도 `이리 와~’라며 부드럽게 얘기해요. 하지만 상대는 얼어붙죠. 그런 천지호가 소리를 지를 때는 치사해져야 할 때뿐입니다.(웃음)”
 천지호는 `추노’의 주인공이자, 같은 저잣거리에서 추노질을 업으로 하며 살아가는 대길(장혁 분)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다. 천지호의 악마성은 대길이와 밥그릇 싸움을 할 때 극에 달한다.
 그는 “대길이가 나쁜 놈이다. 그러면 안 된다. 지가 내 밑에 있다가 독립해 나갔으면 딴 지방에서 가서 일을 해야지 같은 저잣거리에서 그러면 안 된다”며 “대길이가 주인공이니까 용서받는 거지, 사실은 배은망덕 아닌가. 그러니까 주인공을 맡아야 하는 거다”며 익살을 떨었다.
 그는 `추노’의 인기를 스태프의 공으로 돌렸다.
 “스태프의 고생이 큽니다. 일단 대본이 좋고, 배우가 마음껏 놀 수 있게 멍석을깔아줍니다. 공을 들여 멋지게 찍어주고요. 완도의 갈대밭이나 강화도의 갈대밭이나다 같은 갈대밭이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완도를 찾는 정성이 있으니 달라 보일 수밖에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찍었고, 이달 초 엄동설한에도 여름 신을 찍었으니 죽겠어요. 우리끼리는 출연료를 다 써보기도 전에 중간에 죽겠다는 말을 할 정도예요.(웃음) 하지만 좋은 작품이 나오니 좋죠.” 그는 최근 몇 년 한순간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인기 조연들이 원래 많은 작품을 하기는 하지만 성동일은 특히 연기 욕심을 많이 부렸다.
 “무명 생활이 길었잖아요. 고생을 해봤기 때문에 전 일의 소중함을 압니다. 불평불만을 할 처지가 아니죠. 이렇게 일이 많이 들어오니 감사할 따름이고 즐거워요.
 본격적으로 일이 다시 들어온 것이 2006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 이후인데 그때부터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현장에 놀러 간다고 생각하니 힘들지 않아요. 전 현장에 가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풉니다. 돈만 보고 하면 금세 일이 싫어져요.”
 1999년 드라마 `은실이’의 `빨간 양말’로 인기를 끌었을 때만 해도 그는 앞날이창창할 줄 알았다. 하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는 오히려 독이 됐다. `빨간 양말’ 이미지 때문에 그는 이후 5년간 이렇다할 배역을 맡지 못했다. 그러다 `미녀는 괴로워’ 이후 `홍길동의 후예’, `국가대표’, `마음이2’ 등의 영화와 `녹색마차’, `대한민국 변호사’, `오!수정’, `뉴하트’ 등의 드라마에 꼬리에 꼬리를 물듯 계속 출연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어딜 가면 사람들이 ’빨간 양말` 얘기를 하세요.(웃음) 5년간 놀다가 복귀해 열심히 일을 하니 너무 좋습니다. 이제 나름대로 빚도 다 갚고, 두 아이의 아빠로서 단란한 가정의 가장 몫을 한다는 것이 참 기쁘네요.”
 조연은 주연을 꿈꾸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성동일은 “난 세 명이 주인공을 맡는 ’쓰리톱`까지는 해보겠지만 원톱은 꿈꾸지 않는다. 될 수 있으면 박리다매로 오래가고 싶다”며 웃었다.
 “절대 골은 혼자서 못 넣습니다. 작품은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드는 것이고, 누구하나 혼자서 빛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단독 샷보다는 투샷이나 풀샷을좋아해요.그저 오래도록 관객과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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