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이 `바다’를 이렇게 읊었던 그 때나 지금이나 고기잡이꾼들이 사랑노래 부르고,남빛 하늘에 물새가 떼지어 나는 바다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그렇다. 흰 물결은 오늘도 끊임없이 일고 있고,저녁노을은 날마다 스러지니 뭐가 달라졌으랴 싶기도 하다.
그러나 바닷속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바닷물이 점차 더원진다더니 그 증거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들어 그 증좌들이 동해에서도 실물로 입증되고 있다.
25일엔 길이가 380㎝나 되는 산갈치가 바닷가로 파도에 떠밀려 왔다. 지난 18일엔 1960년대 초반 자취를 감춘 왕게가 1마리 그물에 걸려들었다.이 모두가 울진군 평해읍 직산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런가 하면 이보다 사흘 앞서 포항시 장기면 신창 앞바다에서는 초대형 오징어가 발견돼 얘깃거리가 됐었다. 그 오징어의 전체 길이가 자그마치 7.7m나 됐다.해외 수족관에서 처음 보고 감탄했던 `괴물’이다. 이 모두가 새해들어 일어난 일들이다. 옛날 같으면 변괴(變怪)가 났다고 도성으로 파발이 뛰고, 고사를 지내야 한다고 야단이 났을지도 모를 일들이다.
요즘 구룡포 앞바다 맑은 물은 차디차기만 하다. 온난화가 어떠니 하는 소리는 딴 나라에서나 하는 소리인 것만 같이 들린다. 그런데도 명태나 대구 같은 어종은 씨가 말랐다. 한류성 어종이라서 북상해버렸다는 것이다. 그 빈자리를 먹이를 찾아 올라온 심해성 어종들이 채우기 시작하는 증좌가 지금 동해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이게 어디 바다에서만 일어나는 일인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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