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이 돈의 힘을 빌려 택시를 탔듯 돈의 힘을 빌어 가마를 타는 이야기도 있다. 이인직의 `은세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 목숨이 혹 이삼 일만 부지하야 있을 지경이면 집에 가서 처자나 만나보고 죽겠다 하고 교군 삯은 달라는 대로 주마 하고 원주읍내서 교군 잘하는 놈으로 뽑아 세우니 세상에 돈이 참 장사이오 돈이 제갈량이라 삼백삽십 리를 왼 이틀이 다 못 되어 들어 가겠다 장담하고 나서는 교군꾼이 십이 명이라.”
이인직의 말마따나 `돈이 장사(壯士)’요, `돈이 제갈량’임을 굳게 믿은 `돈 폭탄’사건이 봉화에서 또 터졌다. 말썽많은 농협조합장선거에 나선 후보 아무개가 조합원 510명 가운데 249명에게 7천만원을 뿌렸다가 덜미를 잡혔다는 소식이다. 사태를 보아하니 `과반수 매수’를 목표했다가 그 직전에 꼬리를 밟힌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돈 받은 사람 가운데엔 공무원,농협직원, 마을이장도 들어있다니 눈에 보이는대로 무턱대고 뿌려댄 모양이다.
봉화는 `돈선거’때문에 먹칠을 당한 경험이 있는 곳이다. 4년전 지방선거 때에도 130명여명에게 5천만원이 뿌려져 망신을 당하지 않았던가.`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라는 속담이 있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발상을 이제는 고쳐야 한다. 돈 받은 조합원 들은 또 줄줄이 망신살이 뻗쳤다. 더 큰 망신은 `또 돈폭탄 선거’란 소리를 듣는 봉화의 명예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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