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전문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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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전문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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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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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다가 찾아낸 이야기다. 이조 연산조 때 윤석보란 사람이 풍기 군수로 `나홀로’부임했다. 고향에 두고온 처자는 살림이 어려웠다. 부인이 푸성귀라도 가꿔 먹을 양으로  선대부터 내려오는 몇 가지 물품을 팔아 밭 한 뙈기를 마련했다. 이 소식을 들은 그는 대뜸 편지를 보내 아내를 나무랐다.“ 옛 사람이 촌척의 땅이라도 넓혀 임금을 저버리지 않는다고 한 것은 국록 이외에 탐을 내지 말라는 말인데 , 이제 내가 관직에 올라 임금의 녹을 받으면서 전에 없던 밭을 장만했다 하면 세상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빨리 밭을 물려 버리시오.”
 곡절이야 어찌됐건 전에 없던 밭을 샀으니  `부동산 투기’라고 몰아붙이면 꼼짝못하고 휘말릴 수도 있겠다 싶었던 모양이다. 그 무렵 관직 풍토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윤 군수 같은 경우라도 일단 정적의 흠집내기 작전에 걸려들면 말썽의 씨앗이 될수도 있었을 것이다.
 포항시가  전문 감사관을 영입했다. 전국을 통틀어  처음이라고 한다. 보도된 그의 프로필을 보면  학연, 지연, 혈연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일단은 첫 고개를 넘은 셈이다. 좁은 지역 사회에서는  청렴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요소가 이런 인연이어서 하는 소리다 .포항시가 어느 지자체보다도 앞장서 전문 감사관을 영입한 것은  그만큼 결심이 굳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연례 행사로  어깨띠를 두르고 “부패 제로” “클린 행정”을 부르짖어도 봤다. 그러나  하늘에 대고 주먹질한 꼴 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풍토를 뜯어고치겠다고  전문 감사관을 영입했으니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임자 만난’ 모양새가 될 지 궁금해진다.
 언젠가  `묘지 10평’을 재산등록한 국회의원이 있어 화제가 된 일도 있다. 연산조때 풍기 군수같은 경우가 있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흐른 뒤 나올 포항시 전문 감사관의  작품이 기다려 진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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