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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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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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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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작가 프로모션 전시`Cacophony ⅵ’ 내달 4일까지 갤러리 분도
`커뮤니케이션’주제…실험정신 바탕으로 창조적 작품들 선보여
 
 
전성숙 作 `untitled’
 
 
 20대 작가 프로모션의 여섯 번째 전시 `Cacophony ⅵ’가 내달 4일까지 갤러리 분도(대구 중구)에 마련된다.
 이번 전시는 미술대학을 갓 졸업한 작가 지망생 김도이, 김형철, 박민경, 전성숙의 신선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저마다의 개성과 진정성, 그리고 혁신성이 뭉쳐진 실험 정신을 바탕으로 창조된 작품들을 선보일 것이다. 평면 회화와 설치 오브제, 미디어 영상 작업을 통해 이 젊은이들은 `존재’와 조형예술에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에 각기 독창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김도이의 작품 `후추 없는 이야기’는 대학생활 동안 자취방에서 동거동락하며 가족처럼 의지한 강아지 후추를 태어난 보금자리로 돌려보내고 혼자 남아 경험하게 된 일상적 삶 속의 이야기를 미술로 풀어놓고 있다.
 작가는 전시장의 벽에 우리가 흔히 보는 공간 도면을 테이핑 한 작업 위에 본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한지 위에 옅은 먹으로 중첩적으로 쌓아올린 담담한 흑백 화면은 우스꽝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공허한 무표정의 자아를 재현함으로써 현대인들의 무미건조한 일상성의 한 축을 이루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절실히 드러낸다.
 전시장 바닥에 하얀 스티로폼 조형, 사운드, 영상 이미지라는 세 가지 요소를 융합시켜 보여주는 김형철의 `Brainteaser’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동했에 자극하는 미디어 설치 작업이다.
 이 작품은 육면체와 원기둥이라는 기본적이고 순수한 형태의 조형물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작가 본인에게 사적인 의미를 가진 실재의 단면들을 다채로운 색과 기하학적 패턴으로 공간 좌표를 창출한(mapping) 영상 작업에 박자감이 강조된 소리를 결합해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미디어 설치를 통해 공감각적 체험을 한 관람자로 하여금 세옹지마의 격언처럼 길과 흉이 순환하는 변증법적인 삶의 모습을 흥미롭게 돌아보게끔 한다.
 한 뼘 정도의 작은 입체 인형이 주인공인 박민경의 `잃어버린 아이’는 사회적 통념 속에 가면을 쓴 듯 본성을 숨기게 되는 자아의 상실을 보여주고 있다. 페인트 통이 가슴에 박힌 인형은 이성보다 감성에 충실한 정체성의 자유를 향해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을 표상(icon)하고 있다.
 깨어지고, 부수어지는 석고 인형의 모습을 담은 싱글채널 비디오를 비롯하여 평면과 설치 작업 등 전방위적 매체를 이용한 작업은 결국 그녀의 내면을 능동적으로 표출하는 과정이다.
 전성숙의 평면 작업 `untitled’는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을 포착하여 거기에 주관적인 색을 입혀 단순화시킨 낯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작가는 그의 일상생활을 통해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감정의 경험을 울렁이는 물로 은유적 카테고리화 한다.
 이 작품은 사람들이 가지는 원초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이중성을 물 위의 고요하고 정적인 공간과 물 밑의 흔들리고 요동치는 공간이 대비되는 이중적 구조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현대음악에 의도적으로 배치되는 불협화음은 이 신예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들이 하나의 통일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서로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은유한다. 불협화음은 또한 거침없음, 세련되지 못함, 생동하는 젊은이의 패기를 표상하기도 한다.
 한편 역설적으로 이 불협화음은 언젠가는 완벽한 화음으로 조화를 이룰 가능성을 제시하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청년작가 프로모션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앞으로 이 젊은이들이 겪을지도 모르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여, 결코 타성에 젖지 않고 현재의 신선한 감각과 순수함을 간직한 채 각자 자신의 독창적인 예술세계에 정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수진 갤러리분도 큐레이터는 “몇 차례의 `Cacophony’ 전시를 통해 앞으로도 미술가의 길을 꾸준히 걸어 나갈 좋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이들이 국내외 미술계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관리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053-426-5615.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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