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김문수 경기지사의 꼴사나운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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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김문수 경기지사의 꼴사나운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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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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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청와대를 향해 발톱을 세운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40대’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국무총리로 지명하자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르겠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 지났는데 뚜렷한 업적이 없다”고 아픈 곳을 건드렸다. 참다못한 청와대는 마침내 “경기도 업무나 잘 챙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문수 지사는 평소에도 `바른말’ 잘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또한 김 지사의 이 대통령 비난에 일리가 없지 않다. “이 나라의 목표가 무엇인지, 우리가 어디로 가고, 누구와 손잡고 맞설지가 혼미하다”는 그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인사만 했다하면 불거져 나오는 비리의혹은 이 대통령 정부의 도덕성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김 지사 주장대로 흥청망청하는 `천박한 나라’를 지향하기 보다 `반듯한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물질과 실용, 눈앞의 성과에 집착해 정신세계와 인격같은 품격을 중시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8·8 개각’에 따른 국무총리와 각료 인사청문회에서 온갖 지저분한 과거가 터져나오는 모습이 이를 말한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 대통령과 청와대 비판이 그의 대권행보 차원에서 기획된 언행이라는 지적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더구나 한나라당 소속인 김 지사가 같은당 소속인 이 대통령을 비판할 일이 있다면 합당한 경로를 통해 전달하면 그만이다. 대통령을 비난하고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것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한다면 그건 결국 자기손해로 귀착될 것이다.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로서 자신이 해야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는 청와대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또 “자신의 낮은 인지도를 돌출발언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치기가 엿보인다”는 비판이 근거가 있는지도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김 지사가 추진할 일은 자신이 맡은 경기도 업무부터 철저히 챙기는 것이다. 대권에 욕심이 난다면 경기도지사의 업적을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으면 된다.
 국민 입장에서는 청와대와 김 지사 간의 날세운 공방이 듣기 거북하다. 혹시 청와대가 국정운영 과정에서 김 지사로부터 비판을 받을만한 소지는 없었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특히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국무총리로 발탁함으로써 잠재적 경쟁자들을 자극한 측면이 있는지도 살피기 바란다. 김 지사는 자신의 청와대 비판이 정치적 목적의 `소란 마케팅’이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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